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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해명에 3% 반등했지만…뿔난 개미 1167억 또 던졌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배터리 사업 분사 소식에 급락했던 LG화학 주가가 외국인의 '사자'에 사흘 만에 반등했다. LG화학이 "주주 가치는 제고될 것"이라며 '주주 달래기'에 나선 효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개인 투자자들의 마음을 달래기엔 역부족이었다.

18일 코스피 시장에서 LG화학은 전날보다 3.26% 오른 66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장중엔 67만7000원까지 올랐다. 외국인들이 1378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회사가 배터리 사업 지배력이 희석되는 것보다 물적 분할 후 회사 가치가 커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고 해명한 데 대한 투자자의 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배터리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하고 있는 LG화학이 이를 위한 긴급 이사회를 연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 세워진 기업 로고 모습. 연합뉴스

배터리 사업 부문의 물적 분할을 추진하고 있는 LG화학이 이를 위한 긴급 이사회를 연 1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 세워진 기업 로고 모습. 연합뉴스

외국인 매수에 3%대 반등…증권가 "저가 매수 기회"

이 회사 주가는 배터리 사업 분사 추진 소식에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11% 넘게 하락했다. 날아간 시가총액만 6조3400억원에 달했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물적 분할한 뒤 신규 상장하면 LG화학의 지분 가치가 희석될 것이란 우려가 악재로 작용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17일에만 주식을 145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온라인 종목토론방에는 "LG화학에서 배터리가 빠지면 반도체 빠진 삼성 아니냐"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상장했는데 방탄소년단이 타 소속사로 옮기는 격"이란 불만이 잇따랐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LG화학 물적 분할로 인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주십시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18일 오후 4시까지 6900여 명이 동의했다.

이에 LG화학은 이날 오전 긴급 설명자료를 내고 해명에 나섰다. LG화학은 "배터리 사업의 물적 분할은 존속법인(LG화학)이 분할법인(LG에너지솔루션·가칭)의 주식 100%를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기존 LG화학 주주의 이익을 해치지 않는다"며 "기업공개(IPO)를 바로 추진해도 1년 정도 소요되고 비중은 20~30% 수준으로 LG화학이 절대적 지분을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LG화학은 특히 IPO를 통해 배터리 사업이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고 LG화학의 주주가치에도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이들 주주에게도 긍정적이라고 봤다.

주가 하락세는 진정됐지만, 마음을 놓기엔 이르다. 개인 투자자의 매도 공세가 아직 이어지고 있어서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은 LG화학 주식을 1167억원어치 던졌다. 전날에 이어 총 2600억원가량 순매도한 것이다. LG화학은 소액주주 지분율이 54%로 절반이 넘는다.

증권가에선 개인 투자자의 우려가 과도하다고 본다. 이지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투자자 입장에선 전지 부문 지분을 간접적으로 보유하는 점이 아쉬울 수 있지만, 분사로 인한 지분율 희석이 크지 않고 국내 또는 해외 상장으로 적정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이 부여되는 등 LG화학의 기업가치가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히려 지금을 주식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주가 하락이 과도하다"며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전망에 긍정적 관점을 가진 투자자라면 현시점이 매수 적기"라고 말했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물적 분할을 통해 LG화학의 전지사업 부문이 100% 연결 자회사가 될 것이기에 기업 실적과 주주가치 펀더멘털이 달라질 건 없다"며 "주가 급락은 저가 매수 기회"라고 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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