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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놓고 中 겨냥 “미국 최대 안보위협…해군력 키워 대응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미국이 인도·태평양에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해군력 증강계획을 공식화했다. 세계 최대 규모로 평가 받는 중국 해군력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게임 체인저’ 입장에서 약 30년간 수백억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복안이다.

'퓨처 포워드' 이름의 해군력 증강계획 공식화 #함정 수 293척에서 355척으로 증강 #드론 등 최첨단 무기 해상 전력에 추가 계획도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 [AFP=연합뉴스]

17일 AFP통신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전날(16일) 캘리포니아주 랜드연구소에서 “함대의 함정을 현재 293척에서 355척으로 확대하는 등 미 해군력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는 해군력 증강계획을 마련했다”며 “이를 '퓨처 포워드'(Future Forward·미래로 향해)' 계획으로 명명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함정의 수를 늘리는 것 외에 선택적 유인 또는 무인 자율이 가능한 수상 겸용 잠수정, 다양한 항공모함 탑재용 항공기 등을 전력에 추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에스퍼 장관은 “미래 함대는 공중과 해상, 수중에서의 치명적인 효과(공격력)를 투사하기 위한 능력 측면에서 균형을 더 갖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이번 계획을 통해 함대가 고강도 전투에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하고, 전력투사나 원거리에서의 정밀타격 능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스퍼 장관은 '새로운 유도미사일 프리깃(소형 구축함) 프로그램'을 예로 들며 "분산전을 수행하기 위해 치명성과 생존성 등의 능력을 보강한 함정을 제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험 중인 '시 헌터'(Sea Hunter)라는 드론도 거론됐다. 40m 길이의 이 드론이 한번 출격하면 두 달 이상 해상에서 적 잠수함을 자율적으로 추적할 수 있다는 게 에스퍼 장관의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계획은 우리가 향후 수년, 수십 년 후에 해상전을 어떻게 수행할지에 있어서 주요한 전환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중국 해군의 두번째 항공모함이자 첫번째 자국산 항공모함인 산둥함. [사진=chinamil.com.cn]

중국 해군의 두번째 항공모함이자 첫번째 자국산 항공모함인 산둥함. [사진=chinamil.com.cn]

에스퍼 장관은 이 자리에서 ‘퓨처 포워드’ 계획이 중국을 겨냥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미국의 최대 안보위협은 중국”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은 미군의 ‘우선 전장’으로 글로벌 무역의 허브일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패권경쟁 중심지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가 새로운 함정 건조를 중단하더라도 중국이 해상에서 우리의 능력에 필적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지난 1일 발간한 '2020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서 “중국은 130척의 수상전투함정을 비롯해 모두 350척의 군함과 잠수함을 보유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큰 해군력을 지녔다”고 평가한 바 있다.

AFP통신은 미국의 해당 해군력 증강계획에 대해 "지금부터 오는 2045년까지 수백억 달러의 미 해군예산 증액이 필요하다"면서 "주적으로 인식되는 중국 해군력에 맞서 우위를 유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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