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회창·우병우 등 많았지만···‘엄마찬스’ 처음인 병역 스캔들

중앙일보

입력

[이슈원샷] 20년간 끊이지 않는 병역 비리·특혜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을 받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 씨의 군 특혜 복무 의혹에 대해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추 장관 아들 사건을 계기로 기존 고위층의 병역 비리·특혜 논란이 다시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헌법 제39조는 국방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며, 병역법 3조는 ‘대한민국 남성은 헌법에 따라 병역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997년부터 정치권에서 화두로 떠오른 병역 의혹 사건을 정리했습니다.

[이슈원샷]

①1997년 이회창 아들 체중 감량

이회창 전 의원 두아들의 병적기록표 원본을 들고 국회기자실을 방문한 김길부 당시 병무청장. [중앙포토]

이회창 전 의원 두아들의 병적기록표 원본을 들고 국회기자실을 방문한 김길부 당시 병무청장. [중앙포토]

1997년 12월 제15대 대통령선거에서 이회창 신한국당 대선 후보의 두 아들 병역비리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 후보의 장남·차남이 모두 신체검사 직전 10~20㎏ 감량해 병역면제 판정을 받았다는 의혹입니다. 2002년 이회창 전 의원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재출마하자, 추미애 장관도 당시 “이회창 후보 아들의 병역 의혹을 국정조사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후보 아들들은 무혐의 처분 받았고, 의혹을 제기했던 김대업 씨는 무고혐의로 실형을 살았습니다.

②2010년 김황식 총리의 시력

2014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정몽준, 이혜훈, 김황식 후보(왼쪽부터). [국회사진기자단]

2014년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자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정몽준, 이혜훈, 김황식 후보(왼쪽부터). [국회사진기자단]

2010년 김황식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는 야당이 병역 면제에 대해 집중공세를 펼쳤습니다. 김 총리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1972년 신체검사에서 부동시(양쪽 눈의 심한 시력 차에 따른 장애)로 병역을 면제받았습니다. 2014년 서울시장 경선 과정에서 당시 경쟁자였던 정몽준 의원 측은 병역 면제 과정에 비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김 총리 측은 “청문회에서 다 해명된 내용”이라고 일축했습니다.

③정홍원·이완구·황교안…국무총리 아들의 병역

이완구 총리 차남의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 경과를 설명하는 서울대병원. [사진공동취재단]

이완구 총리 차남의 전방십자인대 재건수술 경과를 설명하는 서울대병원. [사진공동취재단]

국무총리 후보자들의 아들 병역 문제는 인사청문회의 단골 소재였습니다. 2013년 정홍원 국무총리 인사청문회에서 정 총리의 아들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던 아들이 재검에서 허리 디스크(수핵탈추증)로 면제 판정을 받았기 때문입니다(5급). 2015년에는 이완구 국무총리의 아들이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는 대구고검장 시절 아들의 자대·보직이 논란이었습니다. 대구(육군 제2작전사령부)로 자대를 배치받고, 보직(보병→행정병)이 바뀌면서입니다.

④“코너링이 좋아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중앙포토]

병역 특혜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대표적인 인물 중 한 명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아들입니다. 서울지방경찰청 차장 운전병으로 근무했던 우모 씨는 2016년 특혜 논란이 휘말렸습니다. 당시 그를 선발했던 실무자가 ‘코너링이 좋아서 (우씨를) 뽑았다’는 언급이 화제가 됐습니다.

⑤추미애 장관 아들 ‘엄마 찬스’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의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약 20년 전 이회창 전 의원의 아들 병역 의혹을 지적했던 추미애 장관은 이제 역으로 본인의 아들이 군 복무 시절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에 휩싸여 있습니다. 자대배치·보직변경·휴가 과정 등에서 이른바 ‘엄마 찬스’를 썼다는 의혹입니다.

병역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민이 기대했던 공정성이라는 가치와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아들 병역 특혜 의혹에 대해서 추미애 장관은 “소설을 쓰시네”라고 반박한 바 있고, 법무부를 통해서는 “아들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