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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코로나에 대출 늘려 몸집 7.4% 키웠다

중앙일보

입력

국내 금융지주회사 10곳이 지난 상반기(1~6월) 몸집을 194조원 불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상황에서 대출 규모를 늘린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은행 중심 대출 늘어…총자산 7.4%↑

금융감독원이 15일 발표한 '2020년 상반기 금융지주회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금융지주회사 10곳의 연결총자산은 2822조7000억원으로 전년말(2628조6000억원) 대비 7.4%(194조1000억원) 증가했다. 10개 금융지주는 KB·신한·농협·우리·하나·BNK·DGB·JB·한투·메리츠금융지주를 일컫는다.

지난 상반기 금융지주회사의 총자산 증감. 금융감독원

지난 상반기 금융지주회사의 총자산 증감. 금융감독원

권역별로는 지난 6개월간 은행의 총자산이 128조6000억원(6.5%) 늘었고, 금융투자가 48조3000억원(18.9%), 보험이 8조2000억원(3.7%), 여전사 등이 10조3000억원(7.1%) 증가했다. 금융지주그룹 총자산 대비 자회사 비중은 은행이 74.8%, 금융투자 10.8%, 보험 8.1%, 여전사 등이 5.5%이다.

금융지주가 몸집을 불린 것은 주로 은행을 중심으로 한 대출 증가분의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1698조6000억원이었던 예금은행의 총대출금 규모는 지난 6월말 1805조7000억원으로 6개월간 107조1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은행금융기관의 여신(대출) 규모도 931조2000억원에서 970조1000억원으로 약 38조9000억원 늘었다. 이와 더불어 상반기 중 증시에 자금이 몰리면서 금융투자의 유가증권 보유 및 증권거래 관련 현금·예치금이 증가한 것도 지주 총자산 증가에 기여했다.

코로나 불확실성 대비하느라…순이익 11%↓

금융지주의 몸집은 불었지만 순이익은 줄었다. 상반기 중 전체 금융지주회사 연결당기순이익은 7조6262억원으로 전년동기(8조5692억원) 대비 11%(9430억원) 감소했다. 권역별로는 은행이 8951억원(14.1%), 금융투자가 5188억원(29.1%) 감소한 반면, 보험이 1582억원(26.9%), 여전사 등이 2542억원(25.0%) 증가했다.

지난 상반기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 증감. 금융감독원

지난 상반기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 증감. 금융감독원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전보다 감소한 것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해 은행들이 대출금에 대한 대손충당금(향후 손실에 대비한 적립금)을 평소보다 더 많이 쌓은 결과다. 금융투자는 자기매매와 펀드관련 손익이 줄어들면서 순이익이 감소했다.

자산건전성은 개선됐다. 6월말 금융지주회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55%로 전년말(0.58%)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 또한 128.62%로 전년말(123.29%) 대비 5.33%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지주들이 코로나19 등 경기불확실성에 대비해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정리하고 대손충당금을 적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 "실물경제에 자금공급기능 유지"

지난 상반기 금융지주회사의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금융감독원

지난 상반기 금융지주회사의 자산건전성 및 자본적정성. 금융감독원

자본적정성은 규제 수준을 크게 상회하면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6월말 은행지주회사의 총자본, 기본자본, 보통주자본비율은 각각 13.70%, 12.27%, 11.19%로 전년말 대비 각각 0.16%포인트, 0.17%포인트, 0.09%포인트씩 상승했다. 총자본비율 11.5%, 기본자본비율 9.5%, 보통주자본비율 8%인 규제비율(D-SIB)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금감원은 금융지주회사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가운데 실물경제에 원활히 자금을 공급하도록 관리·감독키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등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 및 자본확충·내부유보 등 손실흡수능력을 강화하도록 지도할 것"이라며 "자영업자·중소기업 등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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