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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질본 직접 찾아 정은경에게 임명장 수여…“K방역 영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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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열린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에게 축하패를 수여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열린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에게 축하패를 수여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직접 찾아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바깥에서 신임 장·차관 임명장 수여식을 연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장관이 아닌 차관에게 직접 임명장을 전달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보통 차관은 국무총리가 대신 임명장을 전달한다. 지난 3월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5월 유연상 경호처장 정도만 문 대통령에게 직접 임명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질본을 찾아 임명장 수여식을 연 것은 그만큼 정 신임 청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당시 질병예방센터장이었던 정 신임 청장의 보고를 받으며 인연을 맺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정 신임 청장의 업무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아 정부 출범 후 그를 질본 본부장으로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의전상으로는 청와대에서 조금 더 격식을 갖추어서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이 좀 더 영예로울지 모르지만 지금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의 상황을 감안하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도 관리청 승격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질본 직원들과 함께 초대 청장의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이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진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장, 문 대통령, 정 청장,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진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장, 문 대통령, 정 청장,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뉴스1]

문 대통령은 “‘질본’이라는 말은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애칭”이라며 “세계 모범으로 인정받은 K방역의 영웅 정 본부장이 초대 청장으로 임명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본의 청 승격과 관련, “질본이 감염병 관리에 있어서 더 큰 역량을 가지고 더 총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그런 국민의 큰 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 사실에 우리 질본 직원들 무한한 자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질본 긴급상황센터 직원들은 각자의 자리에 서서 임명식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직원 여러분께는 항상 감사하고 또 미안한 그런 마음”이라며 “질본이 ‘청’으로 승격된 사실 그 자체, 그리고 또 초대 청장의 임명식을 청 승격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질본 여러분들과 함께 가지는 것, 이 사실 자체가 대통령과 국민이 여러분께 보내는 최고의 감사며 격려의 뜻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란 민방위복을 입은 정 신임 청장은 “질병관리청 출범은 신종 감염병에 대해 체계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는 국민의 뜻”이라며 “우리의 존재 이유를 잊지 않겠다. 코로나19의 극복과 감염병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오는 12일부터 질병관리청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미리 임명장을 수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질병관리본부가 오는 12일부터 질병관리청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미리 임명장을 수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정 신임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라는 문구가 새겨진 축하패를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에게 건넸다. 이어 직원 대표에게는 꽃다발을 선물했다. 꽃다발은 ‘새로운 만남’을 의미하는 알스트로메리아, ‘감사’를 상징하는 카네이션, ‘보호’의 뜻을 담은 산부추꽃 등 세 가지 꽃으로 이뤄졌다. 질본에서 승격한 질병관리청은 12일 공식 출범한다.

임명장 수여식에 이어 비공개 환담회가 열렸다. 문 대통령이 “건강은 괜찮나?”라고 묻자, 정 신임 청장은 “면역이 생겨서 업무 지장은 없다. 오히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에 계신 분들이 피로하실 것 같다”고 답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질본에 이어 격려 차 중수본을 방문해 직원들과 환담을 했다. 한 직원은 4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못하다가 부친상을 당한 동료의 사연을 문 대통령에게 얘기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동료 직원들이 조문을 가려고 하자, 부친상을 당한 직원은 “우리가 방역에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느냐”며 조문을 거절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환담을 마친 뒤 “말뿐이 아니라 실질적인 격려를 하고 싶다”면서 준비해간 홍삼스틱을 선물로 줬다고 한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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