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열린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에게 축하패를 수여하고 있다.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11/af5299f7-a400-426c-bb50-7aa93ff6f356.jpg)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열린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에게 축하패를 수여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직접 찾아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전했다. 문 대통령이 청와대 바깥에서 신임 장·차관 임명장 수여식을 연 것은 처음이다. 문 대통령이 장관이 아닌 차관에게 직접 임명장을 전달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보통 차관은 국무총리가 대신 임명장을 전달한다. 지난 3월 김홍희 해양경찰청장, 5월 유연상 경호처장 정도만 문 대통령에게 직접 임명장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질본을 찾아 임명장 수여식을 연 것은 그만큼 정 신임 청장에 대한 신뢰를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로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당시 질병예방센터장이었던 정 신임 청장의 보고를 받으며 인연을 맺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정 신임 청장의 업무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아 정부 출범 후 그를 질본 본부장으로 발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의전상으로는 청와대에서 조금 더 격식을 갖추어서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이 좀 더 영예로울지 모르지만 지금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의 상황을 감안하기도 하고, 또 무엇보다도 관리청 승격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질본 직원들과 함께 초대 청장의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이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진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장, 문 대통령, 정 청장,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뉴스1]](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11/71831c02-fc60-4214-8ca5-b1a123e16765.jpg)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진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실장, 문 대통령, 정 청장,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뉴스1]
문 대통령은 “‘질본’이라는 말은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애칭”이라며 “세계 모범으로 인정받은 K방역의 영웅 정 본부장이 초대 청장으로 임명된 것을 축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질본의 청 승격과 관련, “질본이 감염병 관리에 있어서 더 큰 역량을 가지고 더 총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그런 국민의 큰 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 사실에 우리 질본 직원들 무한한 자부심을 가져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질본 긴급상황센터 직원들은 각자의 자리에 서서 임명식을 지켜봤다. 문 대통령은 “직원 여러분께는 항상 감사하고 또 미안한 그런 마음”이라며 “질본이 ‘청’으로 승격된 사실 그 자체, 그리고 또 초대 청장의 임명식을 청 승격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질본 여러분들과 함께 가지는 것, 이 사실 자체가 대통령과 국민이 여러분께 보내는 최고의 감사며 격려의 뜻이 담겨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란 민방위복을 입은 정 신임 청장은 “질병관리청 출범은 신종 감염병에 대해 체계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는 국민의 뜻”이라며 “우리의 존재 이유를 잊지 않겠다. 코로나19의 극복과 감염병 컨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질병관리본부가 오는 12일부터 질병관리청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미리 임명장을 수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009/11/77d9b94d-1204-4f62-8a3f-8c4ce1ff3036.jpg)
질병관리본부가 오는 12일부터 질병관리청으로 새롭게 출범한다.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에게 미리 임명장을 수여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정 신임 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후 ‘건강한 국민, 안전한 사회’라는 문구가 새겨진 축하패를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에게 건넸다. 이어 직원 대표에게는 꽃다발을 선물했다. 꽃다발은 ‘새로운 만남’을 의미하는 알스트로메리아, ‘감사’를 상징하는 카네이션, ‘보호’의 뜻을 담은 산부추꽃 등 세 가지 꽃으로 이뤄졌다. 질본에서 승격한 질병관리청은 12일 공식 출범한다.
임명장 수여식에 이어 비공개 환담회가 열렸다. 문 대통령이 “건강은 괜찮나?”라고 묻자, 정 신임 청장은 “면역이 생겨서 업무 지장은 없다. 오히려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보건복지부,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에 계신 분들이 피로하실 것 같다”고 답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질본에 이어 격려 차 중수본을 방문해 직원들과 환담을 했다. 한 직원은 4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못하다가 부친상을 당한 동료의 사연을 문 대통령에게 얘기했다고 강 대변인이 전했다. 동료 직원들이 조문을 가려고 하자, 부친상을 당한 직원은 “우리가 방역에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느냐”며 조문을 거절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환담을 마친 뒤 “말뿐이 아니라 실질적인 격려를 하고 싶다”면서 준비해간 홍삼스틱을 선물로 줬다고 한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