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 유전자 발견…치료법 개발가능

중앙일보

입력

스위스 로잔대학의 과학자들이 코카인 중독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 수년내 마약과 담배 중독환자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을것으로 전망된다고 현지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로잔대학의 연구팀은 정신분열증의 유전적 관계를 연구하던중 우연히 `중독' 유전자를 찾아냈으며 5년여에 걸친 연구끝에 유전자변형(GM) 쥐와 정상적인 쥐에 대한실험을 통해 이론을 입증하게 됐다고 스위스국제방송은 전했다.

연구팀장인 프랑수아 콩크는 GM 쥐와 정상 쥐에 정맥급식을 훈련시킨 뒤 코카인용액으로 대체한 결과, 정상 쥐에서는 중독적인 행태가 나타났으나 GM 쥐는 체내에코카인이 주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앞서 GM쥐에서 글루타민산염 수용체를 자극하는 유전자를 제거했다. 글루타민산염은 뇌세포간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화학성분이며 코카인은 만족과 기쁜 감정을 유발하는 다른 화학성분 도파민의 분비를 간접 유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코카인 중독의 유전적 상관관계를 규명함에 따라 코카인 중독 치료의 열쇠가 글루타민산염 수용체 제거에 있다고 보고 위험한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고 수용체를 차단할 수 있는 물질을 찾아내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중독 치료법은 충격을 완화하는데 그치고 있으나 앞으로 길항체(拮抗體)와 화학 성분을 사용, 글루타민산염 수용체의 기능을 정지시켜 약물중독을 치료하는 방안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콩크 팀장은 말했다.

콩크 팀장은 그러나 아직도 수용체의 기능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의약적으로 실용화되기까지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스위스국제방송은 니코틴 중독으로 고생하고 있는 흡연자만 고려하더라도 새로운 중독치료제의 개발은 최소한 수십억 달러의 시장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추산했다.

로잔대 연구팀은 거대 제약회사인 그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으나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독자적인 판매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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