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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 “BTS는 뉴노멀”…블랙핑크도 13위로 빌보드 쌍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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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8일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2주 연속 1위 소식을 듣고 환호하는 방탄소년단.[방탄소년단 트위터 캡처]

8일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 2주 연속 1위 소식을 듣고 환호하는 방탄소년단.[방탄소년단 트위터 캡처]

K팝 신기록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이 한국 가수 최초로 2주 연속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정상을 지킨 가운데 블랙핑크도 해당 차트에 13위로 진입하면서 한국 걸그룹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음원 판매량과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라디오 방송 횟수 등을 종합해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를 집계하는 ‘핫 100’에서 한국 가수 두 팀이 나란히 20위권에 든 것은 처음. 팬덤 기반의 앨범 차트에서 선전해오던 K팝 아이돌 그룹이 미국 대중에게도 성큼 다가선 셈이다.

BTS 한국 가수 최초 2주 연속 ‘핫 100’ 1위 #빌보드 역사 통틀어도 20팀만 달성 대기록 #블랙핑크 ‘아이스크림’ 13위로 걸그룹 최고 #하반기 발매 예정 앨범 향한 기대도 높아져

‘다이너마이트’ 어덜트 라디오 채널도 접수

‘다이너마이트’로 2주 연속 ‘핫 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빌보드 캡처]

‘다이너마이트’로 2주 연속 ‘핫 100’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 [빌보드 캡처]

방탄소년단 역대 빌보드 ‘핫 100’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방탄소년단 역대 빌보드 ‘핫 100’ 순위.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8일(현지시간)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는 2주차 미국에서 1750만 회 스트리밍되고 18만 20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면서 2주 연속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첫 주 스트리밍 3390만 회와 다운로드 26만 5000건에 비해서는 각각 49%, 31% 감소했지만 지난 2월 발매한 정규 4집 타이틀곡 ‘온(ON)’이 첫 주 4위에서 2주차 68위로 64계단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수치다. 빌보드 역사를 통틀어도 첫 주 ‘핫 100’ 1위로 진입한 곡은 43곡, 2주 연속 1위를 지킨 곡은 20곡뿐이다.
미국 포브스는 8일  ‘다이너마이트’의 2주 연속 빌보드 싱글 차트 1위 소식을 전하며 “BTS의 팬덤이 계속 성장하고 있고, (인기가) 오랫동안 지속할 것을 보여준다. BTS는 자신들이 ‘뉴노멀’이란 걸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블랙핑크는 미국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한 ‘아이스크림(Icecream)’으로 13위에 올랐다. 지난 5월 레이디 가가의 곡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사워 캔디(Sour Candy)’와 6월 발표한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이 33위를 기록한 데 이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빌보드는 “‘핫 100’ 40위권에 3곡 연속으로 진입한 걸그룹은 2016년 미국의 피프스 하모니 이후 4년만”이라고 밝혔다. 첫 주 스트리밍은 1830만 회, 다운로드는 2만 3000건을 기록했다. 구독자 4700만 명을 넘긴 ‘유튜브 퀸’답게 유튜브 뮤직 글로벌 톱 100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해외 팝스타 손잡은 블랙핑크 유튜브 평정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한 ‘아이스크림’으로 ‘핫 100’ 13위에 오른 블랙핑크. [빌보드 캡처]

셀레나 고메즈와 협업한 ‘아이스크림’으로 ‘핫 100’ 13위에 오른 블랙핑크. [빌보드 캡처]

K팝 가수별 역대 빌보드 싱글 차트 최고 기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K팝 가수별 역대 빌보드 싱글 차트 최고 기록.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이들은 2012년 7주 연속 2위를 기록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때만 해도 난공불락처럼 여겨졌던 라디오 방송 횟수를 극복하면서 모멘텀을 마련했다. 첫 영어 싱글에 도전한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31일부터 일주일간 1600만 명의 라디오 청취자에게 노출됐다. ‘팝송’ 라디오 차트 18위에 오른 데 이어 ‘어덜트 팝송 40’ 라디오 차트에도 29위로 첫 진입했다. 블랙핑크 역시 일부 한국어 랩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영어로 된 곡으로 라디오 차트에 32위로 처음 진입해 청취자 510만 명과 만났다. 한국 조지메이슨대 이규탁 교수는 “미국 라디오는 장르별로 채널이 나뉘어 있는데 어덜트 컨템포러리 채널에서도 K팝이 나온다는 것은 다양한 연령대에서 즐기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빌보드는 “다양한 리믹스 버전을 선보인 것도 화력 유지에 도움이 됐다”고 짚었다. 지난달 21일 ‘다이너마이트’ 원곡과 인스트루멘탈 버전을 발표한 방탄소년단은 24일 EDM과 어쿠스틱 버전, 28일 트로피컬과 풀사이드 버전을 추가로 공개했다. 푸에르토리코 가수 루이스 폰시가 2017년 1월 라틴팝 ‘데스파시토(Despacito)’를 발표한 이후 4월 캐나다 출신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피처링한 리믹스 버전으로 16주 연속 ‘핫 100’ 1위를 기록하고, 미국 래퍼 릴 나스 엑스가 2019년 3월 발표한 ‘올드 타운 로드(Old Town Road)’로 4월 빌리 레이 사이러스ㆍ디플로, 7월 영 서그 & 메이슨 램지ㆍ방탄소년단 RM 등이 피처링한 네 가지 리믹스 버전을 차례로 내놓으며 19주간 1위를 유지, 최장 기록을 경신한 적은 있지만 발매 첫 주부터 리믹스 버전을 공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주일 만에 리믹스 5개 할인가로 풀어”

오피셜 BTS 뮤직 스토어에 올라온 ‘다이너마이트’ 리믹스 음원, LP, 카세트 테이프. [홈페이지 캡처]

오피셜 BTS 뮤직 스토어에 올라온 ‘다이너마이트’ 리믹스 음원, LP, 카세트 테이프. [홈페이지 캡처]

한편, 통상 1.29달러에 판매되는 음원 가격을 69센트로 책정한 것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포브스는 “프로모션을 위해 발매 시점이 지난 곡들을 할인해서 판매하기도 하지만 신곡을 할인가로 내놓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인기곡이 연주 버전을 내는 것도 통상적이진 않다”고 지적했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보통 화력이 떨어질 때쯤 인기 가수가 피처링한 리믹스 버전을 공개하는데 처음부터 엔진 5~6개를 달고 달리는 셈”이라며 “2주차 낙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쓴 안전장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10일 NBC ‘투데이 시티 뮤직 시리즈’, 17일 NBC ‘아메리카 갓 탤런트’, 19일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페스티벌’ 등 추가 스케줄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다양한 상품과 묶음 판매하는 전략이 통용되는 팝 시장에서 음악으로 승부한 것이므로 문제될 건 없다는 의견도 있다. 포브스는 또 다른 기사에서 “방탄소년단은 음악과 상관없는 물건에 번들로 끼워팔거나 몇 달이 지나야 받을 수 있는 패키지를 선택하지 않았다”며 “살벌한 레이스가 펼쳐지는 싱글 차트에서 찾아보기 힘든 투명성과 진정성으로 승부할 수 있음을 증명한 셈”이라고 보도했다. 이규탁 교수는 “테일러 스위프트나 트래비스 스콧 같은 톱 가수도 공연 티켓은 물론 피자, 티셔츠까지 끼워파는 바람에 최근 빌보드가 번들 음반 판매량은 반영하지 않겠다고 발표했을 정도”라며 “일반적인 프로모션 전략을 따랐을 뿐이다. 음악이 통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는 부수적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팝스타들 피자도 끼워팔아…정당한 성과”

다음 달 14일 공개되는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사진 넷플릭스]

다음 달 14일 공개되는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사진 넷플릭스]

이들이 영어 곡으로 승부수를 띄우면서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428만장의 판매고를 기록한 4집 ‘맵 오브 더 솔: 7’로 4연속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기록 중인 방탄소년단은 “하반기 발매 예정인 앨범 작업 과정에서 만나게 된 곡인데 살짝 무게가 없고 생각 없이 신나는 곡이라 요즘 같은 상황에서 팬분들께 에너지를 드리기 위해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우 유 라이크 댓’과 ‘아이스크림’을 선공개한 블랙핑크 역시 다음 달 2일 데뷔 4년 만에 첫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두고 있다. 사전 예약만 80만장에 달한다. 2016년 데뷔 이후 4년 동안의 성장사를 담은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도 다음 달 14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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