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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확진자 500명인데…日 경기장 관중 제한 완화 검토

중앙일보

입력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행사 인원제한을 대폭 완화할 방침이다. 이번 달 연휴를 앞두고 내수 진작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걸었지만 여전히 하루 확진자가 500명 가까이 추가로 나오는 상황에서 섣부른 결정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입장 인원이 제한된 가운데 관중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입장 인원이 제한된 가운데 관중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9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당초 9월 말까지로 계획된 대규모 행사의 인원제한을 오는 19일에 맞춰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공연과 스포츠 경기의 입장 인원을 현재 수용인원의 50% 또는 5000명 이하로 제한하고 있지만, 이를 1만명까지 늘린다는 내용이다. 더 나아가 클래식 공연과 같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 행사에선 인원 제한을 아예 해제하는 방안까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경제재정·재생상 및 코로나 대책담당상은 “추가 확진자 감소 경향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가까운 시일 내 분과회의를 열고 전문가의 의견을 근거로 최종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오는 19일이라는 날짜를 명시한 건 이때부터 시작되는 나흘간의 연휴 때문이다. 모처럼 맞은 기회에 “소비 숨통을 트여달라”는 경제·문화계의 아우성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실제 일본야구기구와 J리그 측은 전날(8일) 정부에 최대 2만명까지 입장 인원을 늘려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니시무라 담당상은 “이들로부터 ‘수지타산을 고려해 완화가 필요하다’는 요청을 받았다”며 “경기장에서 감염이 퍼졌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고, 감염 방지 대책이 철저히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염 방지와 경제 활동의 양립을 도모하는 관점에서 전문가들이 논의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집합 인원제한을 푸는 방향으로 정부가 뜻을 굳혔다는 얘기가 나온다. 더불어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22일부터 시작된 여행 장려 정책인 'Go To 트래블' 캠페인에 도쿄도를 추가하는 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은 전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급격한 완화 정책이 코로나19 확산세를 부추길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적지 않다. 하루 추가 확진자 수는 지난 8월 7일 1601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향 추세이지만 지난 8일 기준 497명이 발생하는 등 여전히 500명 수준이다. 'Go To 트래블' 캠페인 이후 신규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4만명에 달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전철을 다시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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