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새로운 헴프산업, 경북에서 꽃피고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희망 되길"

중앙일보

입력 2020.09.08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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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평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이기평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지난 7월 6일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는 ‘경북 산업용 헴프 규제자유특구’를 최종 지정했다. 특구 안에서 현행법의 제약 없이 사전 협의된 실증사업을 안전하게 추진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기고] 이기평 한국법제연구원 연구위원

이 사업은 현행법에서 마약류 성분으로 금지하고 있는 대마초의 칸나비디올(cannabidiol; 이하 CBD)을 산업용 헴프(industrial hemp, 이하 헴프)에서 추출해 대마가 합법화된 해외에 의약품 원료로 수출 실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의 소극적인 태도에서 나아가 대마의 산업적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국내 정책에 반영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일반인들에게 있어 대마초는 익숙하지만, ‘헴프’나 CBD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대마초의 주요 성분은 향정신성 효과를 일으키는 ‘THC’와 이런 효과가 없는 ‘CBD’로 알려져 있다.

대마산업이 발달한 외국에서는 칸나비스 식물(Cannabis plant), 즉 대마초를 마리화나(marijuana) 수종과 헴프 수종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THC 함량이 0.2~0.3%를 초과하면 마리화나로, 그 이하이면 헴프로 구분하고, 규제를 달리하고 있다. 즉 마약 성분이라 할 수 있는 THC를 통제하기 위해 마리화나에 대해서는 마약류로 엄격하게 통제하지만 THC가 거의 없는 헴프에 대해서는 일반적인 소재와 동일하게 관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헴프에 THC는 거의 없지만 CBD가 함유돼 있다. CBD는 1940년에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시험을 통해 그 의료적 잠재력이 확인되면서 미국·캐나다·유럽·중국 등 다수 국가에서 CBD에 대한 규제 방식은 다르지만 모두 ‘합법화’하고 적극적으로 산업화에 나서고 있다.

CBD는 중독·향정신성 효과 등 부작용은 거의 없으면서 간질·발작 등 질병의 치료에 효과가 있어 이미 전문의약품 또는 의료용 제품으로 개발되거나 식품·화장품 등의 첨가물로 사용되는 등 그 활용 범위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이에 힘입어 CBD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에 미화 28억 달러에 달했으며, 2026년에 893억 달러로 연평균 52.7%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일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CBD 제품은 이미 하나의 산업생태계를 이루기 시작하고 그 성장잠재력 또한 매우 컸지만, 규제에 막혀 그동안 우리는 배제되어 있었다.

특구사업의 성공과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우선은 안전과 품질이 담보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 내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우리 사회 전체의 대마와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와 공감대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된 해외의 과학적·의학적 연구 결과와 이에 기반한 법제도, 산업 현황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와 사회적인 공론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실증특례 이후 본격적인 산업 육성을 위한 전면적인 법제도 개선도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특구사업에 대한 과도한 걱정과 논란보다는 선진 외국의 경험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K-바이오 기술력이 대마 관련 산업에서도 널리 활용돼 특구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무쪼록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본 사업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과 고용 창출에 기여하는 새로운 헴프산업이 경북에서 꽃피고 대한민국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희망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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