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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차관 이르면 9일 방미…미중 대결 '협력' 요청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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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이 지난해 9월 청와대 춘추관 식당에서 문재인 대통령 UN총회 참석 관련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이 지난해 9월 청와대 춘추관 식당에서 문재인 대통령 UN총회 참석 관련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이르면 9일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할 예정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최 차관이 8월 부임한 이후 한ㆍ미 외교 차관 간 첫 상견례 성격이지만 최근 미국이 전방위 대중국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동맹 한국에 '협력'을 요청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차관은 올해 초 청와대 안보실 평화기획비서관 시절에도 비공개로 미국을 방문했지만, 비건 부장관의 카운터파트 자격으로 미국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만나 양자 현안 논의 #美, 新안보체제 쿼드 플러스 등 미중 현안 거론 예상 #한국은 전작권 전환·대북 문제 돌파구 찾기가 관심사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중앙일보에 “최근 통화에서 양측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만나기로 했다”면서도 “현재 시점에서 확인할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최 차관은 지난 2일 비건 부장관 측의 요청으로 전화 통화를 갖고 방미를 조율해 왔다.

최 차관은 당시 통화에서 “한미 간 현안들에 대해서도 안정적으로 다뤄 나갈 수 있도록 투명한 소통을 하자”고 말했다. 최 차관이 거론한 한미 간 현안은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민감한 이슈들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는 남북 교류 사업에서 게이트키퍼 역할을 해온 유엔사령부의 역할 변화도 요구해왔다. 이에 따라 최 차관이 이번 방미에서 관련 현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수도 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오른쪽)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 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종건 외교부 1차관(오른쪽)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를 접견 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다만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나 대북 정책 조율은 1차관의 직속 업무가 아닌 만큼, 구체적인 안을 주고받기보다는 포괄적 의견 교환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동시에 나온다.

미국 입장에선 최대 관심사인 미·중 전략적 경쟁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화웨이 5G 네트워크 장비 배제뿐 아니라 중국을 글로벌 첨단기술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 동참, 중국의 동·남중국해 군사적 팽창 억제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비건 부장관은 지난달 31일 미·인도 전략적 동반자 포럼 행사에서 공개한 인도·태평양 지역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구상인 ‘쿼드 플러스(미국·일본·호주·인도+α)’의 청사진을 최 차관에 설명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2일 양제츠(杨洁篪)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이 부산을 방문해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방한 문제 등을 논의한 데 관한 내용을 공유할 수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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