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 쥐 마약중독에 면역성 생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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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과학자들이 뇌에서 작용하는 한 화학물질의 수용체가 생성되지 않도록 쥐의 유전자를 조작한 결과 코카인 중독에 면역성이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위스 로잔 소재 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社) 연구진은 신경학전문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서 이같은 결과를 발표하고 이는 마약중독의 예방과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코카인이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뇌 부위인 측중격핵(nucleus accumbens)에서 작용하는 `mGluR5' 라는 신경전달물질 수용체가 만들어지지 않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뒤 코카인 중독실험을 했다.

신경전달물질은 한 신경세포에서 다른 신경세포로 전달되면서 신호전달 역할을 하는 물질로 세포에 이 신경전달물질과 결합할 수 있는 수용체가 있어야만 신호가전달된다.

연구진은 정상적인 쥐와 mGluR5가 없는 쥐에게 손잡이를 누를 때마다 맛있는 음식을 주는 연습을 시킨 뒤 이 음식을 코카인 주사로 바꿔 코카인 중독이 생기는지실험했다.

이 결과 정상적인 쥐들은 음식을 코카인 주사로 바꾼 뒤 더 많은 코카인을 얻기위해 더욱 자주 손잡이를 눌러 코카인 중독증세를 보였으나 유전자 조작 쥐는 손잡이를 눌러도 음식 대신 코카인이 나오자 손잡이 누르는 것을 그만뒀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는 mGluR5가 코카인이 환각작용을 일으키는데 필수적인물질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도파민이라는 분자가 마약 중독의 주범으로 자주 꼽히고 있는데 대해 "중독현상은 매우 복잡하다"며 "코카인 중독에는 여러 가지 신경전달물질과 펩티드가 관여하고 있으며 도파민 수용체의 역할도 아직 분명치 않다"고 지적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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