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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구창모를 찾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좌완 에이스로 떠오른 구창모(23)가 언제 돌아올 수 있을까.

구창모는 지난달 27일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초반부터 선발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고 돌면서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팔 부위에 불편함을 느껴 검진을 받았고, 왼 팔꿈치 염좌 진단을 받았다.

NC 에이스로 떠오른 구창모가 부상으로 계속 경기에 나오지 못하자 팬들이 만든 합성사진. [사진 디씨인사이드 엔씨 다이노스 갤러리]

NC 에이스로 떠오른 구창모가 부상으로 계속 경기에 나오지 못하자 팬들이 만든 합성사진. [사진 디씨인사이드 엔씨 다이노스 갤러리]

큰 부상은 아니라고 여겨졌지만 복귀 시점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 이동욱 NC 감독은 "어깨나 팔꿈치가 아픈 게 아니고 전완부(팔꿈치와 손목 사이) 염증이 문제다. 염증만 사라지면 복귀가 더 당겨질 수 있다"라고 했다. 구창모는 현재 재활군 프로그램을 소화하고 있고, 몸 상태가 기대 수준으로 올라오면 퓨처스(2군) 리그에서 한 경기를 던져보고 1군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즉, 정확한 복귀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구창모는 올 시즌 초반 NC가 1위를 질주하는데 가장 큰 동력이었다.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했다. 한때 투수 주요 지표인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등에서 1위를 달렸다. 그러나 한 달 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서 개인 순위가 계속 밀려났다.

평균자책점 순위에선 아예 이름이 사라졌다. 구창모는 올 시즌 87이닝을 던졌고, 소속 팀 NC는 92경기를 치렀다. 투수의 규정이닝은 소속 팀의 경기 수와 같아, 지난 26일 구창모의 투구 이닝이 규정이닝보다 적어졌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유일하게 평균자책점 1점대였던 구창모가 순위표에서 사라지면서, 31일 현재 1위 자리에는 키움 히어로즈의 에릭 요키시(2.09)가 올라있다. 구창모는 올해 막강한 최우수선수(MVP) 후보였지만 이제는 거론되지 않고 있다.

구창모가 빠졌던 8월 한달 동안 NC는 11승 12패(승률 0.478)로 10개 팀 중 6위를 기록했다. 어느새 2위 키움에게 승차 1.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NC가 위기에 몰리면서 팬들은 구창모 복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에는 사라진 구창모를 찾는다는 실종자 포스터까지 나타났다. '사람을 찾습니다'라는 제목에 구창모의 얼굴을 넣고, '찾아주는 분께 꼭 사례하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혀있다.

한편으로는 구창모가 조급한 마음에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데도 복귀할까 봐 걱정하는 팬들도 있다. 정규시즌 우승도 좋지만 그보다는 포스트시즌 때 활약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5년 두산 베어스에서 뛰었던 더스틴 니퍼트와 같은 부활을 기대하고 있다.

니퍼트는 당시 어깨 부상으로 6, 7월을 대부분 날리면서 정규시즌에서 제대로 활약하지 못했다. 6승 5패, 평균자책점 5.10으로 에이스로서 부진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 엄청난 호투로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그래서 '니느님(니퍼트+하느님)'이란 별명이 더 빛나게 됐다. 구창모도 완벽한 컨디션으로 돌아온다면 NC의 구세주가 될 수 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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