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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집 팔아 3년 새 5억 벌어” 노영민 “15년 살았다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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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25일 최근 서울 반포동 아파트를 처분해 거둔 시세차익과 관련해 “(집값이) 우리 정권에서 올랐느냐. MB(이명박) 정부 때도 올랐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집을 처분해 3년 만에 5억원을 벌었다”는 김정재 미래통합당 의원의 주장에 격앙된 목소리로 “15년 살았던 아파트라니까 왜 자꾸 3년이라고 하느냐”고 항변하면서다.

문재인 정부 3년간 6.5억서 11.3억 #문 대통령 영농 경력 11년에 대해 #노 “주말 양산에 가셔서…” 말 흐려 #야당 “재임 중 농사짓는 초유 사태” #노, 김조원과 불화설엔 “안 싸웠다” #김외숙 “두 사람 싸우진 않고 언쟁”

그러나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노 실장은 2006년 2억8000만원에 산 반포동 아파트(전용면적 46㎡)를 지난달 24일 11억3000만원에 팔았다. 해당 아파트는 노무현 정부 말기에 4억원에 거래됐고 이명박 정부 때도 대충 그 정도를 유지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5억원대로 올라섰고,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2017년 5월 6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걸 시작으로 가격이 치솟았다. 김 의원은 노 실장에게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을 물었으나 노 실장이 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런 문답이 오갔다.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25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오종택 기자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이 25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오종택 기자

▶김 의원=“온 국민이 부동산 때문에 분노하고 있다. 평균 집값 모르나.”

▶노 실장=“10억 정도로….”

▶김 의원=“알면서 뭐 하나. 지금 장난하나.”

▶노 실장=“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시나. 싸우듯이 하지 말라.”

김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여야 운영위원들은 거센 설전을 주고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질의를 질의답게 하라”고 소리쳤고, 통합당 의원들은 “청와대 출장소 아니냐”고 맞받았다.

이날 언쟁의 불씨가 된 건 운영위에 참석한 청와대 참모들의 “부동산 대책 이후 집값이 안정화 추세”라는 발언이었다. 노 실장은 “현재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에 대해 국민 다수가 그 정책에 대해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정재 의원은 “그러니까 귀 막고, 눈 감고 있다고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노 실장은 김도읍 통합당 의원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김창룡 경찰청장, 김대지 국세청장 등의 노무현 정부 청와대 근무 이력을 들며 ‘문 대통령의 코드 인사’라고 지적하자 “본인 능력에 따라 발탁된 것이지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다”며 “경찰이든 국세청이든 엘리트들은 청와대에 한 번씩 근무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퇴임 후 거주 목적으로 매입한 경남 양산시 사저 부지 일부가 농지로 드러나 농지법 위반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노 실장은 “(김정숙 여사가) 수차례 양산을 방문해 유실수(과일 생산 목적의 나무) 재배에 있어서 노동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농지 구입 당시 문 대통령이 영농 경력 11년이라고 신고한 데 대해선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없으나 (문 대통령이) 주말에 양산에 가셔서…”라고 했다. 이에 정점식 통합당 의원이 “어떤 농사를 지었느냐”고 묻자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게 아닌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 정 의원은 “대한민국은 정말 경험하지 못한 나라다. 대통령 재임 중 농사짓는 초유의 사태를 국민은 목격하고 있다”고 했다.

노 실장은 다주택 처분과 관련해 김조원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불화설이 제기된 것에는 “싸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외숙 청와대 인사수석은 박대출 통합당 의원과의 문답에서 “(두 사람이) 언쟁을 한 적은 있지만, 싸운 적은 없다”며 “의견이 다르면 서로 목소리가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공교롭게 노 실장과 김외숙 수석은 사의를 표명했으나 청와대에 잔류한 2인이다. 노 실장은 “(문 대통령이) 아무튼 근무하는 날까지 매일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준호·김홍범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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