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의 심장병 위험 높이는 유전자 발견

중앙일보

입력

흡연자가 심장병에 걸릴 위험을 최대 4배까지 높이는 유전자가 영국의 과학자들에 의해 발견됐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영국심장재단의 심혈관전문가인 스티브 햄프리즈 교수팀은 의학전문지 랜싯 최신호(14일자)에 기고한 연구논문에서 `Apo-E4'로 알려진 유전자의 한 변종이 흡연의 위험을 크게 증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 8년간 50-61세의 건강한 중년남성 3천명을 대상으로 흡연습관을 관찰하고, DNA를 분석한 결과 문제의 유전자 Apo-E4를 찾아냈다고 말했다.

험프리즈 교수는 "현재 담배를 피고 있는 사람이 Apo-E 유전자의 E4변종을 가졌을 경우 심장관상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는 것이 연구 결과 확실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Apo-E4의 보유여부와 상관없이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관상혈관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하면서 "E4 보유자의 경우 이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 다른점"이라고 설명했다.

흡연은 그 자체만으로 심장마비나 혈관폐색에 걸릴 위험을 두 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의 다른 변종인 Apo-E2와 Apo-E3도 흡연으로 인한 심장병의 위험을 높이지만, Apo-E4에 비해서는 훨씬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그러나 Apo-E4 보유자라도 금연할 경우 심장병에 걸릴 위험은 비흡연자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에 E4 변종과 관련한 심장병 위험은 금연을 통해 바로 해결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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