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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허락 받느라…" 日 코로나 사망 알고보니 1주일전 통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보건당국이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1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루 사망자로는 역대 최대다.

도쿄, 사망 → 발표에 평균 7. 56일 걸려 #6월에는 사망 43일 뒤 공표한 사례도 #불특정 정보지만 "유족 허락 받느라..."

문제는 이 사망자 숫자도 실시간 집계가 아니어서 현재 상황을 정확히 반영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독특한 집계 방식에 코로나19 사망자를 공표하는 데에만 평균 일주일 이상 걸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이런 부정확한 통계가 혼선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요미우리 신문은 지난 6월 이후 최근까지 코로나19 사망자 205명 가운데 사망 날짜를 정확히 밝힌 168명의 ‘사망일’과 ‘발표일’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도쿄에서 발생한 사망자 34명은 사망 후 발표까지 평균 7.56일이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 이외의 지역 사망자 134명은 1.13일로 사망에서 발표까지 시차가 크지 않았다.

유독 도쿄도가 사망에서 공표까지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뭘까.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지난 7월 2일 기자회견에서 '밤의 거리 요주의'라고 적힌 팻말을 들어 올렸다.[교도=연합뉴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 지사가 지난 7월 2일 기자회견에서 '밤의 거리 요주의'라고 적힌 팻말을 들어 올렸다.[교도=연합뉴스]

요미우리 신문은 “의료기관에서 사망 연락이 늦거나, 일부 보건소가 유족을 배려해 발표 전에 연락하느라 늦는 것”이라는 도쿄도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도쿄도는 사망자의 ①연령대 ②성별 ③주거지 ④진단일 ⑤사망일만 공개하고 있다. 도쿄도가 사망자 ‘발표안’을 작성해 관할 보건소에 내용 확인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보건소가 “유족에게 전해야 한다”면서 유족과 연락이 닿을 때까지 확인을 안 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요미우리는 사망자 본인을 특정할 수 없는 정보를 발표할 경우, 유족의 동의가 필요하진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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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우리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31일 발표된 한 남성 사망자는 실제론 6월 18일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도→보건소→도쿄도로 다시 오는 데 43일이나 걸린 것이다. 특히 같은 7월에 공표된 다른 사망자 6명도 4~24일, 8월 공표된 사망자 중 4명은 각각 9~14일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집계와 발표에 시차가 걸리는 것은 관련 여전히 수작업 중심의 아날로그 방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이 개발한 정보공유시트템(HER-SYS)는 8월 초에서야 도쿄도와 오사카부 같은 광역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후생노동성 간부는 “본격적인 운용에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시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최근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으나 아베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6일 일본 히로시마(廣島)시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물을 마시고 있다. 최근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으나 아베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긴급사태를 다시 선언할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교도=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지난 17일 “코로나19 사망자가 50명 추가 발생했다”고 밝혔는데, 이 역시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오봉(お盆)연휴였던 탓에 “6일간의 합계”(지지통신)가 한꺼번에 발표된 것이다.

리얼타임 집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감염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이에 따른 대책도 제대로 되기 어려운 게 당연하다.

우라시마 미쓰요시(浦島充佳) 도쿄지케이카이 의과대학 교수(예방의학)는 “정부와 지자체 대책을 검증해 효과적인 감염예방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선, 매일 감염자 수와 사망자 수의 증감 데이터도 중요하다. 정부가 신속하고 정확한 정보발신의 필요성을 주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4일 마스크를 쓴 도쿄 시민이 부채질을 하며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 마스크를 쓴 도쿄 시민이 부채질을 하며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18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15명으로, 지난 5월 25일 긴급사태선언 해제 이후 일일 사망자 수론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8월 들어서만 사망자가 106명 발생해, 7월 한 달 사망자 39명을 이미 크게 초과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령자 사망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오사카의 경우 7월엔 60대 이상 사망자가 3명에 불과했으나, 8월 들어 16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오사카부 의사회 시게마쓰 시게토(茂松茂人) 회장은 닛케이에 “오사카는 도쿄보다 1인 가구 수가 적다. 젊은 사람이 집에서 검사를 기다리는 동안, 중고령층에 감염시켜 버렸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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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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