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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회두기' 강화시 취업자 3명 중 1명 일자리 위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면접촉이 필수이면서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음식ㆍ미용 관련 업종, 간호사 등이 특히 코로나 고용타격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 한국은행]

대면접촉이 필수이면서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음식ㆍ미용 관련 업종, 간호사 등이 특히 코로나 고용타격을 많이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 한국은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될 경우 재택근무를 할 수 없거나 당장 먹고사는 데 필수적이진 않아서 바로 위협 받을 수 있는 일자리가 3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이 산업별ㆍ직업별 특성을 분석해 발간한 ‘코로나19에 대한 고용취약성 측정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시 이른바 ‘고용취약성’이 높은 일자리가 전체 2700만개 일자리 중 35%(945만개)에 달했다.

업무상 대면 접촉이 필수여서 장기적으로 감염병에 취약한 일자리 등까지 감안하면 전체 일자리의 절반에 가까운 46%(1242만개)가 코로나 사태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일자리 중 비(非) 필수, 비(非) 재택근무, 고(高)대면 접촉 일자리는 각각 42%, 74%, 55% 수준이다.

비필수 일자리는 음식점업, 일반 교습학원, 부동산 서비스업, 종합소매업 등에 많이 몰려 있다. 보건ㆍ의료, 식료품, 전기ㆍ가스ㆍ수도, 운송 같은 당장 먹고사는 데 지장이 있는 산업이 ‘필수’ 범주에 들었고, 나머지 숙박ㆍ음식, 부동산, 예술ㆍ스포츠ㆍ여가 업종 등이 비필수로 구분됐다. 미국 3개 주와 이탈리아 등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특정 산업을 구분해 봉쇄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던 기준을 가져와 우리나라 표준산업분류에 적용시킨 것이다.

이들 비필수 일자리는 전체의 42%였다. 미국(36%)보다 많고 유럽 평균(42%)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일 외근이 필요하거나 장비 및 기기가 일자리 성과에 매우 중요해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비재택근무 일자리’는 매장판매 종사자, 조리사, 건설ㆍ채굴기계 운전원, 식음료 서비스 종사자 등으로 전체의 74%였다. 미국(58%)이나 유럽 평균(66%)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비필수직이면서 재택근무가 어려운 일자리의 교집합을 구해보니 전체의 35% 수준이었다. 한은 고용분석팀 오삼일 과장은 “감염병 확산으로 강력한 봉쇄조치가 시행될 경우, 취업자 3명 중 1명은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렵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음식서비스, 매장 판매, 기계조작 등 저숙련 직업이었다.

코로나 사태가 계속되면 장기적으로 대면접촉이 필수인 일자리이면서 재택근무를 할 수 없는 일자리도 타격을 받을 걸로 예상됐다. 이들은 전체 취업자의 46%에 달한다. 음식 및 여가 서비스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 간호사, 경찰ㆍ소방직, 매장판매직, 금융사무직 등이다.

연구팀은 “해당 일자리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고용이 회복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고, 결국 산업별ㆍ직업별 고용 재조정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일자리에 고졸 이하, 30세 미만 청년층 등 교육수준이 낮고 젊은 취업자들이 많이 몰려 있다는 점이다. 오 과장은 “저소득, 저학력, 청년, 여성 등 취약 계층에서 고용취약성이 높게 나타나 코로나 이후 고용상황 악화가 소득분배를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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