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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큐 파티 등장한 마스크 무장괴한…10~20대 8명 피살돼

중앙일보

입력

1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남부 나리뇨주에서 피살된 청소년의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남부 나리뇨주에서 피살된 청소년의 유가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콜롬비아 남부에서 주말 사이 열린 바비큐 파티에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청년 8명이 숨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 콜롬비아 일간지 엘 에스펙타도르에 따르면 콜롬비아 남부 나리뇨주(州)의 존 알렉산더 로하스 주지사는 지난 15일 밤, 사마니에고 마을에서 17~26세 사이의 청년 8명이 마스크를 쓰고 소총을 든 무장 괴한들에게 살해당했다고 밝혔다.

로하스 주지사는 엘 에스펙타도르와의 인터뷰에서 ”(콜롬비아 남부가) 완전한 무질서와 무정부 상태에 있다“며 ”마주치자마자 말 한마디 건네지 않고 아무나 살해하는 불법 무장 단체를 (이곳에서는) 어느 순간이라도 마주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하느님께서 멈춰주시기 전까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1일에는 나리뇨주와 인접한 발델카우카주에서도 10대 소년 5명이 고문당해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12일 현지 경찰이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2일 현지 경찰이 시신이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현지 당국은 아직 이번 공격의 배후에 어느 단체가 있는지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에콰도르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리뇨주는 코카인의 원료가 되는 코카나무가 풍부한 지역으로, 무장 단체들의 습격과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2016년 콜롬비아 최대 무장 단체의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 평화 협정을 체결해 약 50년간 이어진 내전에 종식을 선언했다. 하지만 콜롬비아 지역 곳곳에서는 무장혁명군이 다른 군벌ㆍ마약 카르텔 및 정규군과 영토 싸움을 벌이고 있어 사실상의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워싱턴중남미연구소(WOLA) 기메나 산체스 국장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은 평화 협정을 이행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다른 군벌과의 협정 체결 요구도 거부해왔다. 콜롬비아에서 학살이 다시 시작되고 있는 건 놀랍지 않은 일“이라며 ”대통령은 불법 단체들을 해산하고 사법 정의를 강화하기보다 별 효과가 없는 안보 정책으로 회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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