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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문 정부 이념편향 국정운영” 윤건영 “반, 정치적 목적 숨긴 발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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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반기문(左), 윤건영(右)

반기문(左), 윤건영(右)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부를 비판하는 광복절 성명을 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충돌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적 목적을 뒤에 숨긴 발언들은 국민적 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부추길 뿐”이라고 적으면서다.

반 “백선엽 장군에 대한 태도 문제” #윤 “친일인사 언급, 국론 분열시켜”

앞서 반 전 총장은 지난 15일 성명을 통해 “분명한 국가 목표와 유효한 전략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이념편향·진영중심의 국정운영으로 정부에 대한 불신이 누적적으로 쌓였고, 이에 따른 국민적 분열과 사회갈등이 국력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구국의 영웅 백선엽 장군을 떠나보내면서 정부가 보여준 태도는 보훈의 가치를 크게 폄훼시켰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했다.

이에 윤 의원은 “다른 날도 아닌 광복절에 친일 행적 논란이 있는 백선엽 장군을 언급하시는 것이야말로 국론 분열을 부추기는 것이다. 정부는 최선의 예를 갖추었다”고 반박했다.

반 전 총장이 “우리 정치의 후진성이 5년 단임의 제왕적 대통령제라는 권력구조에 기인하는 것”이라며 꺼낸 개헌론에 대해서도 윤 의원은 “대한민국을 위한 순수한 충정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난 3년간은 특별한 말씀이 없으시다가 최근 들어 정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시는 것도 죄송하지만 잘 이해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달 8일 반 전 총장이 국회 글로벌 외교안보포럼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조급한 마음으로 구걸하는 태도” “경악스럽고 개탄스럽다”고 하자 “국가 원로로서 일방의 편견과 선입견을 벗어버리고, 원칙과 중심을 잡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 의원의 반응에 대해 반 전 총장의 측근인 김숙 전 유엔 대사는 “달은 안 쳐다보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계속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리·김다영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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