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고, 달리고, 잡고…연장 12회에 등장한 마법사 황재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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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주에서 KT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한 황재균. [뉴스1]

공·수·주에서 KT 승리의 주역으로 활약한 황재균. [뉴스1]

프로야구 KT 위즈가 연장 12회 혈투 끝에 두산 베어스를 꺾었다. 베테랑 내야수 황재균(33)의 공수 맹활약이 승리를 만들어냈다.

KT는 14일 두산과 잠실 원정경기에서 연장 12회 초 터진 황재균의 결승 적시 2루타에 힘입어 5-3으로 이겼다. 중위권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인 KT는 3위 두산과 게임 차를 3경기로 좁히는 한편 5위 KIA 타이거즈와 격차도 0.5경기로 유지해 5강 싸움에 희망을 밝혔다.

KT는 3-2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동점을 허용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10회 초와 11회 초 공격에서는 이렇다 할 득점 기회도 만들지 못해 애를 먹었다. 결국 마지막 이닝에서 이날의 진짜 영웅이 등장해 승부를 갈랐다.

황재균은 3-3으로 맞선 12회 초 1사 1루 마지막 타석에서 두산 불펜 박치국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직접 때리는 적시 2루타를 때려내 결승점을 뽑았다. 이어 멜 로하스 주니어의 깊숙한 중견수 플라이 때 빠른 속도로 3루를 노려 두산 야수진의 실책을 이끌어냈다.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송구를 3루수 허경민이 놓치는 사이, 홈까지 내달려 쐐기 득점을 올렸다.

황재균의 활약은 12회 말 수비 때도 계속됐다. KT 이보근과 끈질긴 승부를 이어가던 두산 선두 타자 허경민이 10구 째를 받아쳐 원정팀 불펜 안쪽으로 떨어지는 파울 타구를 날렸다. 이때 끝까지 달려간 황재균이 펜스 안으로 팔을 뻗어 타구를 잡아냈다. 이보근의 짐을 덜어 주는 귀중한 아웃카운트였다. KT 선수들이 모두 더그아웃 밖으로 나와 박수를 보냈다.

황재균은 경기 후 "연장 마지막 공격이라 더욱 집중했다. 먼저 출루한 배정대가 득점할 수 있도록 팀 배팅에 신경 쓰려고 했다. 앞선 두 타석에서 내가 노렸던 공이 왔을 때 타이밍이 약간 늦어 내 스윙을 하지 못했다. 그 점이 아쉬워 최대한 내 스윙으로 쳐보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 날씨가 더워 힘들긴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조건에서 뛰고 있다. 팀이 5강 싸움을 하는 중요한 시기이니,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롯데 자이언츠는 키움 히어로즈와 부산 홈경기에서 선발 박세웅의 5와 3분의 1이닝 1실점(비자책점) 호투를 앞세워 5-1로 이겼다. 하루 전(13일) NC 다이노스에 완패해 이달 7경기 만에 첫 패전을 안았지만, 다시 승리로 반등해 대반격을 이어갔다. 5위 KIA 타이거즈와 게임 차도 0.5경기로 유지했다.

KIA는 광주 SK 와이번스전에서 나지완의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을 앞세워 극적인 7-6 승리를 거뒀다. 0-6으로 뒤진 6회 말 3득점해 추격을 시작한 뒤 9회 말 나지완이 역전 끝내기 3점포를 쏘아올려 대역전극에 마침표를 찍었다. 9회 등판한 신인 정해영이 시즌 4승째를 올렸다.

삼성 라이온즈는 대구 홈경기에서 한화 이글스를 10-1로 꺾었다.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이 7이닝 동안 공 111개를 던지면서 1실점으로 막아내는 역투를 펼쳤다. 시즌 10승째. 다승 공동 2위다. 리드오프 박해민이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LG 트윈스는 창원 NC전에서 10-4로 이겨 3연승을 달렸다. 4-4로 맞선 8회 4점, 9회 2점을 각각 보태 여유 있는 승리를 챙겼다. 로베르토 라모스가 5회 초 시즌 23호 2점 홈런을 터트렸고, 채은성과 유강만이 8회와 9회 각각 2점포를 추가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NC로 옮긴 문경찬은 이적 후 첫 등판에서 홈런을 맞고 패전 투수가 됐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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