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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원격수업 잘하는 법? 王회장 말 떠오르는 '구글 조언'

중앙일보

입력

광주광역시 서구 상일여고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광주광역시 서구 상일여고에서 교사가 온라인 수업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광주-프리랜서 장정필

전 세계 학교의 교실이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변화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188개국에서 15억7602만 명의 학생이 학교 대신 집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 전 세계 학생의 91.3%에 달한다.

달라진 교육 환경의 중심에는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 구글이 있다. 이 회사가 2015년 만든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 ‘구글 클래스’가 각국 학교의 원격 수업 도구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1억 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구글 클래스는 화상 회의 프로그램 ‘행아웃 미팅’, 문서 공유 프로그램 ‘구글 독스’ 등 구글의 다른 서비스와 함께 국내 학교의 비대면 수업에서도 활발히 쓰이고 있다.

논산 대건고등학교에서 정보과학을 담당하고 있는 김용상 교사는 구글의 온라인 세미나에서 구글 드라이브와 구글 미트 등을 이용한 토론대회와 동아리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구글 행아웃 미팅 캡쳐]

논산 대건고등학교에서 정보과학을 담당하고 있는 김용상 교사는 구글의 온라인 세미나에서 구글 드라이브와 구글 미트 등을 이용한 토론대회와 동아리 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구글 행아웃 미팅 캡쳐]

하지만 국내 교육 현장에서 원격 수업의 활용도는 천차만별이다.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비율은 약 10% 수준에 그치는데, 아직은 동영상 강의를 보여주거나 발표 자료를 공유하는 것만도 어려움을 느끼는 교사가 워낙 많아서다.

13일 구글의 교육 관련 서비스 임원인 샨타누 신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와 자크 예스클 그룹 프로덕트 매니저를 온라인으로 만나 원격수업에 대해 물었다.

샨타누 신하 구글 포 에듀케이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 [구글 행아웃 미팅 캡쳐]

샨타누 신하 구글 포 에듀케이션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디렉터 [구글 행아웃 미팅 캡쳐]

세계 교육 현장에서 비대면 수업이 화두가 됐다.
(신하)구글이 교육 관련 서비스를 내놓은지 10년이 됐는데 최근 5~6개월 사이 급격히 사용자가 늘었다. 구글은 지난 12~13일 온라인 세미나 ‘애니웨어 스쿨 2020’을 개최했다. 전 세계 교육 관계자들이 17시간 동안 원격 수업 경험을 실시간으로 공유했는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현직 교사 4명이 한국의 온라인 수업 현황을 소개했다. ‘코로나19 시대에 교사들이 숨은 영웅’이라는 조 교육감의 발언에 공감한다. 훌륭한 IT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에서도 열정적으로 수업을 이어가는 한국의 교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한국은 실시간 쌍방향 수업의 비중이 높지 않다.
(신하)변화는 큰 도전이다. 느리더라도 변화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원격 수업에서는 학생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쌍방향 수업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본다. 만약 IT 기술을 활용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교사가 있다면 일단 도전해보길 권한다. 먼저 온라인으로 자료만 공유해보고, 그 다음 동영상 게시물을 올려보고, 교사들 앞에서 먼저 실시간 수업을 진행해보는 방식으로 말이다.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원격 수업은 학생에게도 도전이다. 수업에 집중하지 못해 성취도가 떨어지기도 한다.
(예스클)개발자의 입장에서도 상호 작용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눈과 눈을 보고 이야기하는 대면 수업이 학습에 가장 유리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우리의 역할을 이를 기술적으로 최대한 구현하는 것이다. 행아웃 미팅의 경우, 원격 수업 시 한 화면에 49명의 얼굴이 동시에 보이도록 서비스를 개선했다. 모니터 넘어라도 서로의 눈을 보고 교류할 수 있게 했다. 소규모 모둠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수업에 참여하면서 별도의 창에서 조원끼리 대화를 나누고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 
자크 예스클 구글 포 에듀케이션 그룹 프로덕트 매니저 [구글 행아웃 미팅 캡쳐]

자크 예스클 구글 포 에듀케이션 그룹 프로덕트 매니저 [구글 행아웃 미팅 캡쳐]

서비스를 개발할 때 가장 신경 쓴 것은.
(예스클)척 보면 사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기능을 단순화한 것이다. 또 학교나 교사가 가장 필요한 부분이 뭔지를 생각했다. 수업용 자료를 만들고 이를 복사하고 나눠주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학생을 위해 더 창의적인 수업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어디서든 모든 학생은 최고의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 생각을 구현하는데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다.
원격 수업은 어떻게 진화할까
(신하)각 학생에게 맞는 수준별 학습을 더 체계적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다. 구글 클래스에서는 교사가 준비한 자료 파일에 학생 각자의 이름을 기재해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만을 위한 과제라는 느낌을 줄 수 있고 교사가 이를 직접 관리하며 개별 학생의 학습 진도를 확인할 수 있다. 학생 각자의 관심사에 맞는 별도의 자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앞으로는 그런 방식의 서비스가 더 고도화될 것이다. 10년 후 원격 수업은 지금보다 더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본다.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지금이 분기점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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