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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위스키가 명품과 만났을 때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김대영의 위스키 읽어주는 남자(80)

얼마 전, 위스키 업계에 종사하는 지인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강남의 모 명품 매장은 VIP가 매장에 오면 ‘웰컴 드링크(Welcome Drink)’로 아드벡(Ardbeg) 싱글몰트 위스키로 만든 칵테일을 제공한다고 한다. 명품 매장을 찾을 정도의 구매력을 가진 소비자에겐, 위스키가 가장 적합한 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는 종종 위스키를 활용한 마케팅을 한다.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위스키. [사진 김대영]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위스키. [사진 김대영]

영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 ‘애스턴마틴(Aston Martin)’은 작년 11월 27일,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의 ‘보모어(BOWMORE)’ 증류소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그리고 지난 6일, 양사는 25병 한정으로 ‘블랙보모어(Black Bowmore) DB5 1964’를 발표했다. 1964년은 보모어의 저력을 전 세계에 알린 블랙보모어 시리즈의 생산이 시작된 해다. 퍼스트필 올로로소 쉐리벗에서 31년간 숙성했고, 알코올 도수는 49.6%. 보틀은 애스턴마틴 사의 ‘DB5’ 피스톤을 형상화했다. 가격은 5만 파운드(약 7800만 원).

보모어의 증류소 디렉터인 데이비드 터너는 “1964년은 우리 증류소 역사에 중요한 해다. 애스턴마틴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이 상징적인 위스키를 가장 놀라운 방법으로 한 번 더 소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애스턴마틴의 CCO, 말렉 라이히먼 씨는 “보모어와의 새로운 콜라보레이션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DB5와 보모어의 존재를 축하하기에 더할 나위 없다”고 말했다.

블랙보모어(Black Bowmore) DB5 1964. [사진 보모어 증류소 홈페이지]

블랙보모어(Black Bowmore) DB5 1964. [사진 보모어 증류소 홈페이지]

영국 럭셔리 셔츠 브랜드 ‘토마스 핑크(Thomas Pink)’도 위스키를 통해 마케팅을 펼쳤다. 토마스 핑크는 1984년 영국 런던에 설립된 회사로 클래식 셔츠 등의 인기가 많다. 2014년, 토마스 핑크와 싱글몰트 위스키 브랜드 ‘글렌모렌지(Glenmorangie)’는 셔츠와 위스키를 짝꿍(페어링) 지었다. 역사 깊은 두 제품의 만남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려는 전략이다.

토마스 핑크의 기본 제품인 ‘클래식 화이트 셔츠’는 글렌모렌지의 중추 역할을 하는 ‘글렌모렌지 오리지널(Original)’과 페어링했다. 동인도의 아름다운 직물에서 영감을 받은 ‘밝은색 스트라이프 셔츠’는 ‘글렌모렌지 라산타(Lasanta)’와 만났다. 글렌모렌지 오리지널을 쉐리 오크통에서 2년 더 숙성시킨 라산타는 ‘오크통 피니시’라는 혁신의 아이콘인데, 동인도에서 영감을 받은 혁신적 셔츠와 맞닿아있다. 또 글렌모렌지의 걸작 중 하나인 ‘글렌모렌지 시그넷(Signet)’은 최고급 원단으로 제작된 ‘임페리얼 컬렉션(Imperial Collection)’ 셔츠와 페어링 했다.

토마스 핑크와 글렌모렌지의 페어링. [사진 글렌모렌지]

토마스 핑크와 글렌모렌지의 페어링. [사진 글렌모렌지]

위스키의 고풍스러운 브라운 색과 예쁜 보틀 디자인, 그리고 천천히 세월을 담아 여러 가지 향과 맛을 낸다는 것. 아무리 생각해도 위스키만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술은 세상에 별로 없다. 그래서 위스키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빌리고 싶어하는 명품 브랜드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 같다.

위스키 인플루언서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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