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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찰 200명, 반중 성향 빈과일보 전격 압수수색…"언론의 자유 위기"

중앙일보

입력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빈과일보 창업자인 지미 라이(72)가 체포된 가운데 신문사 사옥에 200여 명의 홍콩 경찰이 들이닥쳐 고위 간부들을 체포했다. 반중 언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의 홍콩 보안법 전담 조직인 '국가안보처'는 이날 오전 홍콩 호만틴 지역에 있는 지미 라이의 자택에서 그를 홍콩 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했다.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를 설립한 지미 라이(가운데)가 10일 새벽 홍콩 호만틴에 위치한 자택에서 체포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를 설립한 지미 라이(가운데)가 10일 새벽 홍콩 호만틴에 위치한 자택에서 체포되고 있다. [EPA=연합뉴스]

중국 관영 매체와 홍콩 내 친중파 진영은 반중 매체를 설립하고 경영해온 라이를 '눈엣가시'로 여겨왔다. 그가 세운 빈과일보도 예외는 아니었다.

10일 빈과일보 창립자인 지미 라이가 체포된 가운데 경찰들이 빈과일보 본사를 급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0일 빈과일보 창립자인 지미 라이가 체포된 가운데 경찰들이 빈과일보 본사를 급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날 오전 200명이 넘는 홍콩 경찰은 빈과일보 사옥을 급습해 압수 수색을 하고, 최고경영자(CEO) 청킴훙, 최고재무책임자(CFO) 차우탓쿤 등을 체포했다. 청킴훙은 외세와 결탁해 국가안보를 위험에 빠뜨린 혐의로, 차우탓쿤은 사기 공모 혐의로 각각 체포했다.

경찰들이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청킴훙 최고경영자(CEO)(가운데)를 체포했다. 동영상에 따르면 그에게는 수갑이 채워졌다. [빈과일보]

경찰들이 본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청킴훙 최고경영자(CEO)(가운데)를 체포했다. 동영상에 따르면 그에게는 수갑이 채워졌다. [빈과일보]

빈과일보는 즉각 최고경영진이 체포되는 모습을 담은 2분짜리 동영상을 홈페이지에 띄웠다. 동영상에는 지미 라이와 청킴훙이 등장하는데 청킴훙의 두 손에는 수갑이 채워진 모습이 확인된다.

빈과일보는 동영상 말미에 '자유'라는 한자가 군화에 짓밟혀 피를 흘리는 이미지를 넣었다. 또한 "자유가 죄로 변했다. 우리는 더이상 물러날 수가 없다"는 문구를 넣으며 "빈과일보를 지지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빈과일보는 10일 지미 라이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체포되는 동영상의 말미에 "자유가 죄로 변했다. 우리는 더이상 물러날 수가 없다"는 문구를 넣으며 "빈과일보를 지지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빈과일보]

빈과일보는 10일 지미 라이를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체포되는 동영상의 말미에 "자유가 죄로 변했다. 우리는 더이상 물러날 수가 없다"는 문구를 넣으며 "빈과일보를 지지해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빈과일보]

홍콩 최대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사태에 즉각 반발했다. 홍콩 민주당 측은 "지미 라이의 체포와 빈과일보 압수 수색은 언론계 전체를 두려움에 떨게 할 것이며, 이로 인해 기본법(홍콩의 실질적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는 중대한 위기를 맞았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공민당도 "경찰이 이처럼 강도 높은 압수 수색을 한 것은 홍콩 보안법을 구실로 언론의 자유를 억눌러 홍콩 시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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