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에 이틀간 500㎜가 넘는 비를 퍼부은 비구름대가 중부지방으로 옮겨왔다. 폭우가 지나간 남부지방에는 태풍이 다가온다.
기상청은 “9일 서울‧경기, 강원, 충청도를 중심으로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며 “남부지방은 대부분 낮동안 비가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경북북부와 남해안에는 산발적으로 비가 오는 곳이 있겠다”고 밝혔다.
남부 퍼부은 비구름 올라왔다… 10일 새벽까지 강한 비
9일 오후 12시 기준 남부지방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고, 중부지방 전체에 호우경보가 내려져있다. 파주 시간당 24㎜, 태안 24㎜, 연천 19.5㎜, 가평 15.5㎜, 인제 15.5㎜ 등 서울과 경기도, 강원도, 충남북부는 시간당 10~30㎜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7일부터 9일 오후 12시까지 충남 서천 197㎜, 논산 175㎜, 경기 용인 159㎜, 평택 149.5㎜, 서울 강동 96㎜, 송파 94.5㎜ 등 이미 100~200㎜의 비가 내린 뒤라 이어지는 폭우에 하천 범람, 산사태, 시설물 파괴 위험이 있다. 기상청은 “서해상에는 강한 바람도 더해져, 풍랑주의보에 호우경보가 겹친 서해안은 바람 피해, 만조 시기 침수 피해 등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찬공기vs따뜻한공기 사이 띠구름… 최대 500㎜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팽팽하게 대치하면서 만들어진 비구름띠는 서해상에서 시간당 30㎜의 강한 비를 내리는 구름을 계속해서 공급받고 있다. 기상청은 “비구름대가 좁아 강수량의 지역적인 편차가 크다”며 “당장 비가 내리지 않는 곳도 비구름이 갑자기 몰려올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중부지방에는 9일 하루종일 강한 비가 이어지고, 10일 새벽까지 강하게 내리다 남부지방에 태풍이 밀려오면서 10일 낮 전선이 북쪽으로 밀려나 잠시 약해진다. 11일까지 3일간 중부지방과 서해 5도에는 100~300㎜, 많은 곳은 최대 50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태풍 온다… 남부 10일 영향권
비구름이 북상하면서 잠시 숨을 돌린 남부지방에는 태풍이 찾아온다. 9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 남쪽 해상에서 발생한 제 5호 태풍 장미는 시속 34㎞의 빠른 속도로 북진해, 10일 오전 3시 제주도 동쪽 해상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후 남해안에 상륙해 경남지역을 지난 뒤 10일 밤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는 경로가 예상된다.
5호 태풍 장미는 해수온도 29도 이상의 해역을 지나고 있어 평소라면 크게 발달하기 좋은 환경이지만, 지금은 대기 상층에 건조한 공기가 자리잡고 있는 데다 이동 속도가 빨라 에너지를 흡수할 시간도 적은 탓에 태풍이 크게 발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기상청은 “태풍이 저기압으로 약화되는 시점이 빨라질 수도 있다”며 “현재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가 변화무쌍해 이동경로와 속도, 상륙지역이 유동적”이라고 덧붙였다.
10일 밤까지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드는 경남과 제주지역은 최대 300㎜의 비가 내리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남부지방과 제주도에는 100~200㎜, 경남‧제주산지‧지리산 인근은 300㎜ 이상 비가 예상된다. 울릉도‧독도에는 20~60㎜의 비가 내린다.
낮 최고기온 33도가 예보된 대구‧경산, 제주도는 폭염특보가 발효중이다. 습도가 높아 체감온도는 더 높을 가능성이 있어 폭염 피해에도 대비해야 한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