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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짧고 아파트는 영원" 노영민·靑수석 사의에 조롱 쏟아졌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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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김조원 민정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오른쪽)과 김조원 민정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역시 청와대보다 강남 아파트지", "책임지겠다고? 집 팔기 아까워서 사퇴하는 속셈 모를 줄 아나", "권력은 짧고 아파트는 영원하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을 포함한 비서실 소속 수석비서관 5명 전원이 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기사에는 이같은 비난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이들의 사의 표명과 관련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뜻에서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부동산 대책 등에 대한 비판여론을 의식한 것인가'라고 묻자 이 관계자는 재차 "종합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만 답했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중 다주택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이번에 사의를 밝힌 수석은 비서실장 산하에 있는 정무·민정·국민소통·인사·시민사회 수석 등 5명이다. 이 중 노영민 비서실장과 김조원 민정수석은 다주택자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들이다. 김외숙 인사수석과 김거성 시민사회수석도 다주택자다.

차기 충북지사 출마가 유력했던 노 비서실장은 이른바 '똘똘한 한 채' 논란의 당사자다. 그는 강남 아파트 대신 지역구 아파트를 매각하기로 결정해 뭇매를 맞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과 충북 청주시 가경동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한 그는 6·17 부동산대책 후폭풍으로 여권 인사들의 다주택 보유에 대한 역풍이 거세자 "우리가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반포 아파트를 급매물로 내놨다"고 밝혔다. 하지만 50분 만에 "(반포가 아닌) 청주 아파트를 처분한다"고 말을 번복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비서실 사람들. 문 대통령 뒤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이공주 과학기술보좌관, 이호승 경제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주영훈 경호처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비서실 사람들. 문 대통령 뒤 앞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이공주 과학기술보좌관, 이호승 경제수석, 김외숙 인사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김연명 사회수석,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김조원 민정수석, 주영훈 경호처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도곡동과 송파구 잠실에 각각 아파트를 소유한 김 민정수석은 최근 잠실 아파트를 시세보다 2억원 이상 높게 매물로 내놔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이 커지자 김 민정수석은 해당 매물을 다시 거둬들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민정수석이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를 팔아달라고 내놓은 것인데 가격은 정하지 않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민정수석의 배우자가 매물을 내놨는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남자들이 보통 부동산 매매 과정을 잘 모르는데 누가 내놨는지가 관심이 아니라 8월까지 매매 계약서를 제출하라는 게 관심사"라고 언급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청와대에는 아내 핑계 매뉴얼 있나", "얼마나 팔기 싫었으면 시세보다 2억원이나 비싸게 집을 내놨겠느냐" 등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인사수석은 부산시 해운대구와 경기도 오산시 아파트를 각각 한 채씩 소유하고 있다. 김 시민사회수석은 서울 은평구 단독주택과 경기도 구리시 아파트를 갖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김 인사수석의 경우 1주일에 1000만원씩 호가를 낮추고 있지만 가격을 낮춰도 안 팔리고 있다"며 "1년에 계약이 몇 건 없는 곳이라서 그렇다"고 전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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