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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정수장서 수돗물 바이러스 첫 확인

중앙일보

입력

중소 도시의 정수 처리된 물과 가정 수돗물에서 장염.간염.뇌수막염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환경부는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경희대 연구팀에 의뢰, 하루 처리 능력 10만㎥ 미만의 중소 규모 정수장 31곳에 대한 수질을 분석한 결과 7개 지역 정수장의 물과 가정 수돗물에서 두 종류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2일 밝혔다.

1997년 이후 학계에서는 수돗물 바이러스 문제가 여러 차례 제기됐으나 환경부가 공식 조사해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히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환경청의 총세포 배양법을 적용한 이번 조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정수장은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정.양평군 양평, 충북 영동군 영동, 경북 영천시 화북 정수장 등 네곳이다.

이곳에서 정수 처리된 물에서는 1백ℓ당 0.7~2.7마리의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또 경기도 하남시 신장2동.여주군 여주읍, 충북 영동군 심천면, 충남 공주시 옥룡동 등 네개 지역의 가정 수돗물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특히 여주읍 가정 수돗물에서는 가장 많은 1백ℓ당 33.5마리의 바이러스가 나왔다.

검출된 바이러스 중 엔테로 바이러스는 뇌수막염이나 호흡기 질환.심근염.설사 등을, 아데노 바이러스는 결막염.설사.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돗물 바이러스 문제를 여러 차례 제기했던 서울대 김상종(金相鍾)교수는 "조사하지 않은 나머지 90%의 정수장 수돗물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될 수 있다" 며 "환경부가 97년부터 본격적으로 대책을 세웠더라면 훨씬 빨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을 것" 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부 남궁은(南宮垠)상하수도국장은 "소독시설이 미흡하고 운영 인력의 전문성이 부족한 중소 규모 정수장 지역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며 "해당 정수장에 대해 긴급 기술 지원을 한 결과 2차 정밀조사에서는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 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지난해 7월 이후 서울 시내 가정의 수돗물 10군데를 대상으로 한 바이러스 검사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며 서울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그래도 정수장 안전검사를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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