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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5조 벌던 삼성 중국 PC공장, 생산 중단···대규모 감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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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중국 장쑤성 쑤저우(蘇州)에 있는 노트북 등 개인용 컴퓨터(PC) 공장의 생산을 중단하고 대규모 인력 감원을 단행할 것이라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1일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시장경쟁 격화 등을 이유로 쑤저우 공장의 PC 조립·생산을 중단하고 앞으로 연구개발(R&D)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SCMP는 삼성전자 측이 직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고, 삼성전자와 쑤저우 정부 관계자를 통해서도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같은 조치에 대해 "전 세계 생산기지 효율 증진 작업 등의 일환"이라며 감원되는 직원들에게 다른 삼성 공장으로의 이직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쑤저우 PC 공장은 2002년에 설립됐다. 2005년부터는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컴퓨터 제조공장으로 운영돼 왔다. 이 공장에 직원이 가장 많았던 2012년엔 직원 6500여 명 일하기도 했다. 같은 해 이 공장은 중국 밖으로 43억 달러(약 5조1000억원)어치를 수출하며 중국 내 수출 규모 20위권 안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155위까지 떨어졌다. 수출액도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2018년 기준)까지 감소한 상태다.

SCMP는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 내 마지막 스마트폰 공장이었던 후이저우(惠州) 공장 가동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전환해 지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삼성전자의) 이러한 사업 재편은 인건비 증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발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정체에 따라 중국이 조립 및 제조 분야에서 빠르게 우위를 잃어가고 있다는 추가적인 징후"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SCMP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분리(decoupling)가 중국에서 생산된 전자제품의 주요 수출 시장을 축소할 위험이 있다고 부연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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