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쥐서 남성불임 변이 유전자 확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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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록펠러대학 과학자들이 숫쥐에서 결함있는 정자의 원인이 되는 변이 유전자를 확인, 여러 가지 남성불임 형태 가운데 일부의 근원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과학자는 12일자 미과학전문지 사이언스의 인터넷판인 사이언스익스프레스에 게재된 연구보고서에서, `Trf2'로 명명된 이 유전자가 부족한 숫쥐는 완전하게 성장한 정자를 생산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로버트 G. 로더 박사 팀은 숫쥐의 정상 `Trf2' 유전자에 결함이 생기도록 조작한 결과 쥐가 건강하게 성장했으나 생식능력이 없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문제는 쥐의 정자 생산 후기 단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Trf2'는 인간의 고환에서도 나오는 것이지만 현재까지는 이 유전자가 포유동물에서 어떻게 기능하는 지에 대해 알려진 것이 없다고 로더 박사 팀은 말했다.

그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결함 `TRF2' 유전자를 가진 숫쥐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는 인간 남성불임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성 성 염색체를 포함한 유전자의 돌연변이는 남성의 생식능력과 관련이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적어도 숫쥐에 있어서는 `Trf2' 유전자가 고환에서 배타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암쥐의 경우 이 유전자가 없어도 새끼를 밸 수 있었다.

활동을 하지 않는 유전자는 쥐의 정자 생산 후기 단계에서 문제를 일으켰다. 사람의 경우는 동그란 형태의 미숙한 정자가 이를 길게 늘려 놓은 듯한 성숙한 모양으로 완전하게 성장하지 못 했을 때도 불임이 된다. (뉴욕=연합뉴스) 엄남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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