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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vs 3남매’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시작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조현범

조현범

한국타이어가(家)의 경영권 다툼 가능성이 다시 불거졌다.

장녀 조희경, 조양래 성년후견 신청 #조현범에 지분 넘긴 것 ‘이의제기’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을 신청했다. 성년후견은 노령이나 장애·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들에게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지난달 동생인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을 넘긴 아버지의 결정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취지다. 조 회장은 지난달 26일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조 사장에게 전량 매각했다.

성년후견 신청은 큰 누나의 ‘이의 제기’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조 회장의 건강은 최근까지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조 이사장 측이 제기한 조 회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조현범 사장 측이 우회적으로 답한 셈이다. 아버지 지분을 넘겨받은 조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을 42.9%로 늘렸다.

장녀의 반격에 따라 시선은 장남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에게 쏠린다. 재계는 조 이사장이 독단적으로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신청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장남 조 부회장이 직접 반(反) 조현범 전선에 나서기 부담스러워 누나를 앞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형제간 다툼이 벌어질 경우 조현범 대 나머지 3남매(조현식·조희경·조희원)의 구도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조현범 사장을 제외한 3남매는 한국테크놀리지그룹 지분 30.97%를 갖고 있다. 조현식 19.32%, 조희경 0.83%, 조희원 10.82%다. 3명이 합해도 조 사장보다 10%포인트 이상 적지만, 국민연금(7.74%) 등 주요 주주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영주·이동현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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