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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용을 사면 돈 된다? P2P 탈 쓴 신종금융다단계 주의보

중앙일보

입력

“4일 만에 15% 수익률” “휴대폰만 있어도 하루 만에 돈 번다”

‘개인 간 거래(P2P) 재테크’를 표방한 유사금융플랫폼을 안내하는 유튜브 영상이 내건 홍보문구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회원을 끌어모았던 몽키레전드, 드래곤스타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감독원이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수익 재테크를 빙자한 유사금융플랫폼 사기에 속지 말라”고 소비자에 당부했다. P2P 재테크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폰지사기’라는 경고다.

'몽키레전드'에서 사고파는 원숭이 캐릭터를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 화면. 유튜브 화면 캡처

'몽키레전드'에서 사고파는 원숭이 캐릭터를 설명하는 유튜브 영상 화면. 유튜브 화면 캡처

이런 플랫폼은 인터넷상 가상의 캐릭터를 사고 팔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회원을 모집한다. 이런 식의 유사금융플랫폼 재테크 사기는 성행하고 있다. 거래하는 캐릭터만 동물·건물·유니콘·물고기·보석·신·과일·골프공 등 40여개가 넘을 정도다.

예를 들어 몽키레전드는 오공, 슈프림 몽키킹 등 이름이 붙은 원숭이 캐릭터를 사고판다. 원숭이를 사고 4일 뒤에 팔면 12% 수익이 붙는 방식이다. 드래곤스타도 흑룡, 백룡, 청룡, 황룡 캐릭터를 구매한 뒤 4~7일을 기다렸다 다른 사람에 팔면 12~18%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홍보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는 전형적인 폰지사기이다. 신규 구매자가 계속 들어와야 거래가 이뤄지고, 더 이상 새 회원이 오지 않으면 마지막 구매자의 손해가 발생하는 ‘폭탄 돌리기’ 형태이다. 기존 회원이 신규회원을 유치하면 2~6% 수당을 주는 다단계 요소도 있다. 모집수당을 얻기 위해 ‘나만 아는 고수익 투자 정보’라며 지인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거래가 해당 사이트에서만 이뤄지기 때문에 얼마든지 운영자가 손쉽게 거래내역을 조작할 수 있다. 허위거래를 만들어 거래가 활성화된 것처럼 꾸미고, 투자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일방적으로 사이트를 폐쇄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약속하면 ‘혁신 재테크’라는 말에 현혹되지 말고 일단 사기를 의심하라”며 “앞으로 금융은 가장한 이런 사기거래에 대해 경찰 등 유관기관과 공조해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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