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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화법 잃었다' 지적에···이낙연 "대표되면 달라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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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적포용국가미래비전 주최로 열린 혁신적 포용국가 미래비전 창립총회 및 초청강연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혁신적포용국가미래비전 주최로 열린 혁신적 포용국가 미래비전 창립총회 및 초청강연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으로 대표가 된다면 또 다른 이낙연을 보게 될 겁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이날 tbs 라디오에 나와 “총리 시절 촌철살인 답변하던 이낙연은 어디 갔느냐. 최근 두세달 모호한 답변으로 일관했다”(김어준)는 지적에 항변하면서다. 이 의원은 “사람이 어디 가겠나. 총리 때 보셨던 그 이낙연이가 지금의 이낙연”이라며 “이미 당내 현안에 대해서도 할 수 있는 말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날 중앙일보 인터뷰에서도 “이제 후보가 됐으니 해야 할 말은 하는 것이 맞다”며 태도 전환을 예고한 그다. 모호한 화법을 패러디한 ‘이낙연 탕수육 먹는 법’ 게시물을 본인도 봤다며 “나는 찍먹이다. 그래야 바삭바삭하다”는 의견도 냈다. 이 의원이 ‘부먹(부어먹기)’, ‘찍먹(찍어먹기)’ 중 선뜻 답을 안 고르고 피해 가는 내용의 유머글이 최근 온라인에서 화제였다.

최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이낙연 화법' 패러디물. [온라인 게시판 캡처]

최근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된 '이낙연 화법' 패러디물. [온라인 게시판 캡처]

이 의원은 자신이 총리 시절 보여줬던 ‘사이다’ 화법을 잃지 않았다는 걸 자주 말한다. “대법원 판결로 살아난 이재명 지사가 연일 돌출 메시지로 이슈를 선점, 이낙연을 맹추격한다”(재선 의원)는 정치권 평가에 신경을 쓰는 듯하다. 두 사람 간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차이는 가장 최근 여론조사(리얼미터, YTN 의뢰)에서 이낙연 23.3%, 이재명 18.7%로 오차범위(±3.1%포인트) 안으로까지 좁혀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확인.)

때문에 이 의원은 연일 ‘직분론’을 강조하며 대표 당선 이후를 기약하고 있다. 이날 라디오에서 “총리 시절이나 그 이후나 일관되게 흐르는 원칙 같은 것이 있다. 직분에 충실하자는 것”이라며 “당의 대표가 따로 있고, 정부에는 대통령이 있다. 대표보다 앞서가거나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현 이해찬 대표 영역을 침범하지 않겠다는 설명이다. “내가 잘못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현안 발언을 하면) ‘네가 벌써 대표냐’ 이런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아직도 총리인 줄 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도권 의원은 “여의도는 메시지와 ‘깃발’로 싸우는 곳인데 (이 의원이) 도지사·총리를 지내며 행정가 생활에 익숙해져 일단 말하고 보는 ‘선명성 경쟁’에서 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강점을 묻는 질문에 “균형과 신뢰”라고 답했다. 앞서 자신이 겪은 세 명의 대통령에 대해서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식견과 균형,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패기와 도전, 문재인 대통령님은 인내와 배려라는 힘을 갖고 있었다”고 평가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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