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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먹이 아들 입에 손수건 물려 죽게 한 아빠, 이유는 "시끄러워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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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지 82일 된 젖먹이 아들이 시끄럽게 운다며 손수건으로 입을 막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진은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태어난지 82일 된 젖먹이 아들이 시끄럽게 운다며 손수건으로 입을 막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사진은 사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습니다) [중앙포토]

젖먹이 아들이 시끄럽게 운다며 손수건으로 입을 막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재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 젖먹이 아들은 당시 태어난 지 82일밖에 되지 않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 이대연 부장판사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김모(22)씨에게 이같은 형량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4월 15일 외출 후 집에 돌아온 아내 A씨는 젖먹이가 입에 손수건을 문 채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보고 119에 신고했다. 하지만 아이는 결국 숨졌다. '철없는 아빠' 김씨의 소행이었다. 김씨는 아들이 시끄럽게 운다며 입에 유아용 손수건을 말아 넣고 방치했다. 김씨 측은 당초 "아이가 사레들린 것 같아 손수건과 손가락으로 입안의 침을 닦은 후 손수건을 옆에 뒀을 뿐 아이의 입을 손수건으로 막고 방치한 적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태어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은 피해자가 스스로 손수건을 자기 입에 넣었다고 보기는 매우 어렵다"고 지적하며 "(부인) A씨는 발견 당시 피해자의 상태나 입에 물려 있던 손수건 모양, 피고인의 반응 등에 관해 일부러 꾸며냈다고 볼 수 없을 만큼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고, 일부러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진술할 만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며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또 당시 아내 A씨가 김씨에게 아들의 죽음에 대해 따져 묻자 아무 변명도 하지 못하고 "다 내 잘못임을 나도 인정하고 있다""지금은 풀려났지만 왜 풀려났는지 나도 모르겠고 용서를 받고 싶다"고 답변했던 것 등을 김씨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봤다.

이어 재판부는 "친부로서 누구보다도 아이가 안전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단순히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손수건을 집어넣은 채 방치한 것은 매우 위험한 행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납득하기 어려운 변론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잘못을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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