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더오래]밀레니얼 세대 ‘오춘기’, 웰니스로 넘는다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박세인의 밀레니얼 웰니스(1) 

웰니스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신체적· 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의미한다.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젊으니까 기회도, 열정도 많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다. 건강에 적신호가 생기기 시작한다. 필자는 명문대생, 대기업 취업, 창업 등 젊은 나이에 많은 걸 이뤘지만 우울과 불안을 오가며 폭식증까지 경험했다. 그가 탈출구로 선택한 웰니스의 최신 트렌드와 팁을 공유하고자 한다. 〈편집자〉 

20~30대의 오춘기. 20대들은 그동안 집안이나 학교의 울타리 안에 있다가 갑자기 경쟁사회에 뛰어들면서 직업선택, 경제문제, 주거환경, 인간관계 등 선택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과 직면하게 되며, 이러한 새로운 자유와 책임감으로 인해 무력감이나 자포자기의 상태에 빠져 혼란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춘기, 갱년기 외에 인생의 황금기 때 겪는 혼란의 시기가 있다. 바로 20~30대의 ‘오춘기’, 즉 청년위기(Quarter Life Crisis)다. 처음으로 세상을 ‘어른’이라는 타이틀로 직면하며 겪는 여러 가지 고민과 고충으로 헤매는 시간이다. 모든 선택은 나의 책임이고, 그에 따른 여러 결과도 모두 내가 감당해야 한다. 어찌 보면 어른이라는 타이틀은 우리 밀레니얼에게는 첫 ‘환승’이다.

20~30대의 ‘오춘기’는 처음으로 세상을 ‘어른’이라는 타이틀로 직면하며 겪는 여러 가지 고민과 고충으로 헤매는 시간이다. [사진 tvN '유퀴즈온더블럭']

20~30대의 ‘오춘기’는 처음으로 세상을 ‘어른’이라는 타이틀로 직면하며 겪는 여러 가지 고민과 고충으로 헤매는 시간이다. [사진 tvN '유퀴즈온더블럭']

지금 현재 나는 한창 오춘기 파도를 타는 중이다. 과연 20~30대의 오춘기는 지금 어떨까?
1. “난 언제쯤 내가 알던 ‘나'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를 매일 물어본다.
2. 가만히 앉아있어도 불안하고, 뭘 하고 있어도 불안하다. 항상 불안하다, 내가 뭘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
3. 하루를 잘 버티다가도 ‘설마 인생이 이거보다는 뭔가 더 있겠지’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4. 어떤 선택과 인생의 답이 있다면 모든 돈을 털어서라도 알고 싶다.
5. 바로 앞에 두 길이 보인다. 안정적인 길과 도전적인 길. 하지만 그 길을 잘 갈 수 있는 차가 있는지도, 있다고 해도 엔진이 있는지 전혀 모르겠다.
6. 옛날에 모든 답을 안다고 생각했던 나를 한 대 때리고 싶다.
7. 도대체 어딜 가야 답이 있을지 모르겠다.
8. 하지만 그 답은 여행하면 99%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9. 나는 아직 모르는 게 너무 많아서 아직 철없이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이제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매일 멘붕이다.
10. 너무 고민이 많아지면 조용히 내 동굴로 들어가서 5시간 동안 넷플릭스를 본다.
- Paul Angone 책 『101 questions you need to ask in your twenties』 참조

20~30대의 오춘기가 새로운 건 아니다. 하지만 현시대의 밀레니얼 세대는 더욱더 증폭된 혼란을 겪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어느 세대보다 열정적이고 완벽주의 성향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고, 성공에 목말라 있다. 자기 비판적인 밀레니얼은 이러한 특징을 안고 일자리를 얻게 되고, 바로 이 이유로 괴로움을 느낀다. 부족한 인력과 보상이 없는 일자리에서 과도한 업무량을 수행하며 몸과 마음의 한계선까지 간다. 리서치페이퍼에서 소개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절반가량과 Z세대의 75%가 정신건강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다.

밀레니얼 세대의 정신건강 상태가 나쁜 건 일 때문만은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처음 직장에 들어갔다. 빚에 휩싸이고 부를 축적할 수 없었기에, 재정적 안정을 얻지 못했다. 어찌 잘 싸워서 최고 수입을 벌어들일 시기가 올 지금, 2008년 불황보다 더 심각한 경제 대재앙과 코로나19에 맞서 싸워야 한다. 그래서 역사상 부모보다 가난하게 될 첫 세대, 잃어버린 세대(Lost Generation)라고 불린다. 이 모든 것을 안고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매일 하는 오춘기의 시기. 답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 고민할 때 가장 큰 선택은 이것이다. 안정적인 삶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도전적인 삶을 살 것인가? 우리는 불안정하지만 꿈을 좇아가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을 시작하는 삶과 답답하지만 안정적으로 기업에서 승진하며 순탄하게 이어가는 삶 사이에서 고민한다. 특히 구글, 아마존, 배달의 민족, 우버와 같은 스타트업의 성공이 더 빛을 발하는 21세기에서는 꿈을 좇지 않으면 마치 재미없는 삶을 사는 것처럼 되어 버렸다. 그렇게 꿈과 현실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우리는 불안정하지만 꿈을 좇아가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을 시작하는 삶과 답답하지만 안정적으로 기업에서 승진하며 순탄하게 이어가는 삶 사이에서 고민한다. [사진 pixabay]

우리는 불안정하지만 꿈을 좇아가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을 시작하는 삶과 답답하지만 안정적으로 기업에서 승진하며 순탄하게 이어가는 삶 사이에서 고민한다. [사진 pixabay]

그렇다면 이 시기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나는 감히 우리 선택에 미치는 모든 영향을 배제하고 정말 내가 원하는 걸 알아가고 나를 이해하는 시간, 그리고 그걸 뒷받침할 수 있는 몸과 마음의 상태라고 말하고 싶다.

나는 몸과 마음의 아픔을 느낀 뒤 결국 건강이 없으면 나를 돌볼 수 없고, 나를 돌볼 수 없으면 내가 원하는 성취감과 행복을 못 느낀다는 것을 일찍 깨달았다. 모든 문제의 답이 될 순 없지만, 나를 알아가는 과정의 첫 단계는 웰니스 즉, 몸과 마음의 건강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내게 웰니스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다. 밀레니얼 세대가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열쇠는 웰니스다.

웰니스 컨설턴트 theore_creato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