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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외환위기 맞먹는다…‘경제 허리’ 40대 고용률, 21년 만에 최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경제 허리’인 40대 고용률이 21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40~49세 고용률은 76.9%를 기록했다. 1년 사이 1.6%포인트 하락했다. 6월 기준으로 1999년(75.4%)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설명회장 앞에서 구직자들이 설명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 실업급여설명회장 앞에서 구직자들이 설명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40대 전체 인구 824만 명 중 633만3000명이 취업 상태였다. 나머지 190만7000명(23.1%)은 일 없이 지내고 있다는 의미다.

한창 일을 할 나이인 40대는 고용 중추로 꼽힌다.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은 고용률을 유지해온 이유다. 그런 40대에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충격이 있던 지난 99년에 맞먹는 고용 한파가 닥친 것이다.

그동안 40대 고용률은 78~79%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번지기 시작한 지난 2월 78%선이 무너졌고 지난 4월에는 77%선도 깨졌다. 이후 76%선을 간신히 지키고 있지만 전망은 어둡다. 임시ㆍ일용직과 자영업에서 시작된 코로나19발(發) 고용 위기가 제조업 일자리로도 번지고 있어서다.

40대 고용 한파는 고등학교 졸업자에 더 냉혹했다. 통계청의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달 40대 취업자 중 고졸 학력은 236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7만6000명(6.9%) 감소했다. 지난 1년 동안 감소한 40대 취업자 수(18만 명) 대부분이 고졸자였다는 얘기다. 40대 중 대졸 취업자 수는 지난달 230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만1000명 감소했다.

얼어붙은 고용 시장의 충격은 40대에 이어 경제활동 비중이 높은 50대에도 미치고 있다. 50대 고용률도 지난달 74.5%로 1년 전과 비교해 1.7%포인트 내려앉았다. 반면 60세 이상 고용률은 상승했다. 지난달 43.8%로 전년 대비 0.6%포인트 증가했다. 기존 일자리에서 40~50대가 밀려나는 반면 60대 이상 고령층은 공공일자리 등 생계형 저임금·임시직 취업에 새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창 일할 나이인 40대와 50대 고용률은 낮아지고 60대 이상 고용률은 높아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 그만큼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민간의 좋은 제조업 일자리는 코로나19 이전에도 꾸준히 오랜 기간 줄어왔다”며 “코로나19가 이 추세를 증폭시키고 가속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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