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인사이드]중국은 옛 미군기지도 노렸다 북극 장악, 뜨거워지는 新냉전

중앙일보

입력 2020.07.20 14:59

업데이트 2020.07.20 15:11

북극해 일대에서 활동한 중국 북극 탐사대 [중국 외교부]

북극해 일대에서 활동한 중국 북극 탐사대 [중국 외교부]

북극권이 뜨거워지고 있다. 온난화로 인해 북극 항로가 열렸고, 얼음이 녹으면서 지하자원 채굴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북극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군사력 경쟁도 벌어지고 있다. 이 지역에 가까운 러시아와 미국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북극권 진출을 노리고 있다.

북극해의 얼음이 녹으면서 뚫릴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 사이의 항로가 기존의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것보다 10여 일 짧아지게 된다. 한국 선사들의 주요 항로인 부산-로테르담 항로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면 2만 100㎞로 24일이 걸리지만, 북극항로는 1만 2700㎞로 14일이 걸린다.

육지를 달리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보다는 오래 걸리지만, 대량의 화물을 실은 여러 척의 화물선을 통한 운송 능력은 경쟁력을 가진다. 북극항로는 베이징을 거쳐 중앙아시아, 그리고 이를 통해 유럽까지 연결할 수 있는 중국횡단열차 TCR을 가진 중국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북극해의 얼음이 모두 녹으면 원유와 천연가스 채굴 경쟁도 벌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많은 기회가 생기고 있지만, 이익이 있는 곳에는 군사적 경쟁이 따른다.

2016년 알래스카에서 공수훈련을 벌인 미 육군 [미 육군]

2016년 알래스카에서 공수훈련을 벌인 미 육군 [미 육군]

러시아 앞서고 미국 뒤늦게 합류

과거 북극권에서의 군사 활동이라면 얼음을 깨고 올라온 잠수함발사미사일 잠수함을 연상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재래식 전력을 배치하면서 본격적인 경쟁 체계로 들어섰다.

북극권 국가 가운데, 군사력 진출에 적극적인 곳은 러시아다. 러시아는 2016년부터 북극에 인접한 노보시비르스크 제도의 코텔리섬과 알렉산드라섬에 군사 기지를 건설하는 등 군사적 지배권을 강화하는 조처를 했다.

2014년 실시된 중러 해군 합동훈련 [중국 국방부]

2014년 실시된 중러 해군 합동훈련 [중국 국방부]

북극 지역에서 군사 작전을 위해 DT-10, DT-30 전지형차량에 토르-M2DT 지대공 미사일, 판치르-S1 대공방어 시스템을 탑재하여 배치했다. 이런 방어 무기 외에 BM-21 다연장 로켓도 장착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알래스카를 통해 북극권에 접한 미국도 뒤늦게 이 지역에서의 군비 증강에 나서고 있다. 미국은 알래스카에 2만 2000명의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엘멘도르프-리처드슨 합동기지를 가지고 있지만, 러시아의 움직임에 대응하여 극지 전투 훈련을 하는 등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의 북극권에 대한 관심은 2019년 중반에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구매 의사에서도 드러난다. 그린란드는 미국에 안보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북서부 해안에는 미군의 가장 최북단 기지인 툴레 기지가 있는데, 북극해와 러시아 북부 해안 상공을 레이더로 감시하여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추적할 수 있다. 이 기지 외에도 항구와 비행장도 있어 필요할 경우 미국이 북극권에서 군사적 충돌을 벌일 경우 유용하게 쓸 수 있다.

북극권 지역에서 지대공미사일 발사 훈련중인 러시아군 [러시아 국방부]

북극권 지역에서 지대공미사일 발사 훈련중인 러시아군 [러시아 국방부]

중국, 북극권에 군사 기지 야욕도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동남아, 서남아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진출한 중국은 북극권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중국은 빙상 실크로드 또는 북극 실크로드로 부르고 있는 북극 항로를 통해 유럽으로 나가려 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 북극권 정책을 담은 백서를 발표하고 진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일대에 쇄빙선을 보내고 민간 연구기지를 건설하면서 평화적 이용을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군사적 이용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그린란드에도 진출하려 했다. 2016년 중국 기업이 그린란드의 옛 미군기지를 사들이려 했었지만, 덴마크 정부가 개입하여 거래를 무산시켰다. 2018년에는 중국 국영기업이 새로운 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었다. 단순히 공항 건설 외에 운영권까지 넘겨주는 계약이었기에 미국과 덴마크 정부는 우려를 나타냈고, 덴마크 정부의 재정 지원을 받기로 하면서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그린란드에 있는 미 공군의 툴레 기지의 핵심 시설인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레이더 [미 공군]

그린란드에 있는 미 공군의 툴레 기지의 핵심 시설인 탄도미사일 조기경보 레이더 [미 공군]

중국의 북극해 진출 루트 ‘동해’

북극에 인접한 러시아와 미국과 달리 중국은 인접하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북극권 근접국가로 부르고 있으며, 북극권 국가들의 협의체인 북극 평의회에 옵서버로 참가하고 있다. 중국이 북극권에서 활동을 늘리게 되면, 필연적으로 동해를 거쳐야 한다.

중국이 단순히 화물선의 통행만 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적게는 순항훈련을 위한 소규모 함대에서 많게는 러시아와 합동 훈련을 위한 대규모 함대까지 동해를 드나들 것이다. 이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일대에서 일어나던 미·중 간 충돌이 동해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동해 진출은 우리 비행 식별구역을 무시해왔던 행태에서 보듯이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군의 역할은 미래의 가능한 분쟁을 예상하고 대비하는 것도 있다. 이런 미래의 위협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계획이 서 있기를 바란다.

최현호 군사칼럼니스트·밀리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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