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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문父 부끄러웠나…딸 결혼식 사진서 빠진 英앤드루 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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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불명예가 부끄러웠던 걸까.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60)가 첫째 딸 베아트리체(31) 공주의 결혼식 사진에서 사라졌다. 성 추문에 휘말린 앤드루 왕자의 불명예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손녀 베아트리체 공주와 신랑 에드왈드가 17일 윈저성의 왕실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AP =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손녀 베아트리체 공주와 신랑 에드왈드가 17일 윈저성의 왕실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AP =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영국 버킹엄 궁은 베아트리체 공주의 17일 결혼식 사진을 공개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손녀이자 영국 왕위계승 서열 9위인 베아트리체 공주는 지난 17일 런던 윈저 성의 왕실 교회에서 이탈리아 부동산 사업가 에드왈드 마펠리 모지(37)와 결혼식을 올렸다.

버킹엄 궁은 결혼식 이틀 뒤 사진 두 장을 공개했다. 한장은 베아트리체 공주 부부만 찍은 사진이고, 또 한장은 조부모인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와 베아트리체 공주 부부가 함께 찍은 사진이다.

17일 결혼한 베아트리체 영국 공주와 신랑 에드왈드가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와 왕실 교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7일 결혼한 베아트리체 영국 공주와 신랑 에드왈드가 엘리자베스 여왕 부부와 왕실 교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공개된 사진은 두 장이 전부였다. 베아트리체 부부와 아빠 앤드루 왕자와 찍은 사진은 없었다. 버킹엄 궁에 따르면 이날 결혼식에는 앤드루 왕자와 그의 전 부인이자 베아트리체 공주의 엄마인 사라 퍼거슨도 참석했다.

베아트리체 공주는 앤드루 왕자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에 함께 들어가기까지 했다. 그러나 사진 속에서 앤드루 왕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지 않은 것인지, 버킹엄 궁이 공개하지 않은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18년 둘째 딸 유제니 공주 결혼식 때와 다른 건 분명하다. 당시 버킹엄 궁은 유제니 공주 부부와 앤드루 왕자 부부가 함께 촬영한 사진을 공개했다.

2018년 11월 앤드루 왕자가 둘째 딸 유제니 공주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018년 11월 앤드루 왕자가 둘째 딸 유제니 공주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함께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언론은 앤드루 왕자에게 이목이 쏠리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의도라고 풀이했다. 앤드루 왕자는 2001∼2002년 백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으로부터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미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앤드루 왕자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지만 석연찮은 해명에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결국 그는 지난해 11월 모든 공직에서 사퇴했다. 엡스타인은 미성년자 성 학대 혐의로 미국에서 수감 중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성추문으로 공직 사퇴를 발표한 영국의 앤드루 왕자. [AP=연합뉴스]

성추문으로 공직 사퇴를 발표한 영국의 앤드루 왕자. [AP=연합뉴스]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일요판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아빠 앤드루 왕자를 사진에서 배제한 것은 베아트리체 공주 부부였다. 아빠가 공식 사진에 등장하지 않기를 바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앤드루 왕자 역시 축하받아야 할 딸의 결혼식이 자신의 이슈로 변질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한다.

이번 사건을 두고 선데이타임스는 "앤드루 왕자가 영국 왕실의 역사에서 지워졌다"고 평가했다. 버킹엄 궁은 이번 사건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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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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