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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거친 논쟁’ 주고받던 존 루이스 별세에 조기 게양·짧은 트윗

중앙일보

입력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한 건물에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존 루이스 미국 하원의원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한 건물에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존 루이스 미국 하원의원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 흑인 인권운동을 이끌었던 존 루이스 민주당 하원의원의 별세에 관공서 조기 게양을 명령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을 발표해 지난 17일 80세로 타계한 루이스 의원을 기리기 위한 조기 게양을 정부 기관에 지시했다.

조기 게양은 이날 하루 백악관을 비롯해 모든 공공건물과 군 초소 및 기지, 해외의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 해군 함정 등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포고문에서 루이스 의원에 대한 기억과 오랜 공직 봉사에 대한 존중의 표시로 조기 게양을 명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도 이날 의회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처]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을 찾아 골프를 친 뒤 오후 트위터 계정에 “민권 영웅 존 루이스의 별세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겼다. 멜라니아와 나는 그와 그의 가족에게 우리의 기도를 보낸다”고 애도 트윗을 남겼다.

전날 타계한 루이스 의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다소 늦은 트윗과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루이스 별세에 대한 애도가 쏟아져나온 가운데 “거의 하루종일 트럼프 대통령의 목소리는 없었다”고 꼬집기도 했다.

앞서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오전 트윗을 통해 “존 루이스 하원의원은 민권 운동의 아이콘이었고 그는 결코 잊히지 않을 영원한 유산을 남겼다”며 기리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루이스 의원 생전에 거친 논쟁을 주고받으며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했다.

루이스 의원은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 러시아가 트럼프 캠프와 공모했기 때문에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017년 1월 대통령 취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월 자신의 트위터에 “존 루이스 의원은 끔찍한 모습으로 허물어지는 지역구를 바로잡는 데 시간을 더 써야 할 것”이라며 “말만 하고 행동은 없다”고 공격했다.

루이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민자들을 비난하는 발언을 내놓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지적하는 등 줄곧 비판적 입장을 유지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미 대통령으로 선출됐을 때 취임식 연단에서 선서하기 전에 나는 그를 껴안고 그의 희생 덕분에 내가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나는 그의 어깨 위에 서 있다고 그에게 말했다”며 애도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도 성명에서 “그는 언제나 우리가 어디를 향할지, 어디로 가야 할지를 알고 있었던 도덕적 잣대였다”고 전했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윗에서 루이스를 “가장 진정한 애국자”라고 기렸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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