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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입니다"…청와대에 랜선 보고한 한성숙 네이버 대표

중앙일보

입력

"네 저는 지금 춘천의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에 나와있습니다. 중요한 날이라 그런지 구봉산에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네요."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이 청와대에서 한국판 뉴딜 정책 관련 발표를 이어가던 중 춘천에 있는 한 대표를 부른 것이다. 이 발표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한 정부 관료들이 경청했다. 행사는 유튜브 채널 'KTV 국민방송' 등을 통해 60분동안 생중계됐다.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 발표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한 정부 관료들이 경청했다. [유튜브 캡처]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는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이 발표는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홍남기 경제부총리,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등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한 정부 관료들이 경청했다. [유튜브 캡처]

운동화 차림의 한 대표는 네이버가 2013년 6월 춘천시에 지은 데이터센터 '각'에서 6분간 네이버의 디지털 뉴딜 관련 사업 현황과 계획을 발표했다.

한 대표는 "최근에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어서 원래 계획보다 몇 년 더 앞당겨서 세종시에 제2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며 "이제는 데이터를 모으는 것을 넘어 데이터가 우리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해야 '데이터 댐'의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 댐'은 지난 20년간 네이버 이용자들의 일상 기록과 다양한 정보가 모여있는 커다란 곳"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현재 6500억원을 들여 세종시에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센터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세종시 데이터센터 '각:세종'은 약 29만3697㎡ 규모로 현재 춘천의 데이터센터 '각'(5만4000㎡)의 5배 이상 규모다. 완공되면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청와대에서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온라인으로 대화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14일 청와대에서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온라인으로 대화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이날 정부는 '디지털 뉴딜' 정책 중에서도 'DNA(Data·Network·AI) 생태계 강화'를 가장 강조했다. 정부는 "공공데이터 14만2000개를 전면 개방하고 제조·의료 등 분야별 데이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약 38조50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한성숙 대표가 데이터 관련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것도 정부가 강조하는 'DNA 생태계'와 맥을 같이 한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소상공인들에게 빅데이터 기반의 통계를 제공하는데, 이를 잘 쓰는 사업자들의 매출이 늘어나고 새로운 일자리까지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상공인 40만여 명이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를 통해서 시·공간 구애 없이 손쉽게 창업할 수 있는 것도 데이터와 AI 기술 덕분이라는 얘기다.

네이버가 최근 힘을 싣고 있는 로봇 산업도 AI·데이터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 대표는 이날 발표 중간에 네이버가 개발한 로봇 '어라운드'와 'M1X'를 소개했다.

한 대표 옆에 서있던 어라운드는 '브레인리스(Brainless) 로봇'이라고 불린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의 로봇은 복잡한 뇌가 로봇 몸체 안에 있었지만 어라운드는 빠른 네트워크 덕분에 데이터센터에 있는 서버가 (두뇌 역할을 하며)로봇에게 명령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최신 로봇은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돼 더 원활하게 제어할 수 있다.

고정밀 지도를 그릴 수 있는 로봇 'M1X'는 이날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내 온실을 돌아다니며 지도에 필요한 데이터를 모으고 있었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서버를 식히고 나온 폐열도 버리지 않고 온실에서 재활용하고 있다"며 "M1X가 이렇게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쌓아서 많은 사람들에게 정확한 길 안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가 'M1X'를 설명하자 청와대에서 발표를 듣고 있던 문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한국판뉴딜 국민보고대회' 중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발표한 내용 중 일부. [유튜브 캡처]

'한국판뉴딜 국민보고대회' 중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발표한 내용 중 일부. [유튜브 캡처]

한 대표는 이날 정부의 디지털뉴딜 정책과 관련해 네이버가 앞으로 추진할 각종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네이버가 AI 기술로 분석, 가공한 다양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하겠다"며 "이 데이터가 AI 연구와 여러 산업에 자유롭게 활용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측은 "학생·연구원·스타트업들에게 네이버 클라우드에서 비식별 처리된 네이버 데이터와 국내 최고 수준의 분석 인프라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대표는 "소상공인·창작자들을 위한 쉽고 편리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아울러 소상공인·사회 초년생을 위한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도 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테크핀'(기술+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달 미래에셋대우와 함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네이버 통장'을 출시했고, 앞으로 보험·대출·투자 관련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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