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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콕족' 위로한 군것질, 녹아가던 빙과 시장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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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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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아내리던 빙과 산업을 ‘집콕’이 막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출을 못하던 소비자가 아이스크림과 같은 간식을 먹으며 마음을 달랬기 때문이다. 13일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아이스크림 시장 규모(소매점 기준)는 지난해보다 0.1% 성장한 1조633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성장 폭은 크지 않지만, 지난 몇 년간 이어진 하락세와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지난해엔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5.4%나 줄었다.

빙과 시장의 내리막 추세가 일단 멈춘 것은 집에서 식사는 물론 디저트와 간식까지 해결하기 위해 간편한 빙과를 소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주로 집에서 먹는 용량이 큰 원통형 아이스크림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전년 대비 1.2% 성장해 올해 시장 규모는 3941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코로나19 ‘집콕’으로 간식 시장 ‘반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코로나19 ‘집콕’으로 간식 시장 ‘반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반 아이스크림 제품은 지난해 만큼 팔릴 것으로 보인다. 주로 야외에서 갈증을 식히기 위해 먹는 일반 빙과가 외부 활동이 대부분 중단된 중에도 비슷한 매출 규모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이 시장이 전년 대비 -6.9%나 줄어 한국 빙과 산업의 적신호로 받아들여졌던 것과 비교된다.

국내 편의점 4사(GS25ㆍCUㆍ세븐일레븐ㆍ이마트24)에서도 지난 2분기 일반 아이스크림 매출이 편의점별로 최저 2.2%에서 최대 24.2%,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출은 최저 3.1에서 최대 65.1%까지 전년 대비 일제히 상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원통형 아이스크림 판매가 늘었다. 사진 빙그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원통형 아이스크림 판매가 늘었다. 사진 빙그레

아이스크림 배달도 늘어난다 

올해는 언택트(비대면) 트렌드에 경쟁이 치열해진 배송 서비스가 맞물려 아이스크림 온라인 판매가 대폭 늘 전망이다. 빨리 녹는 아이스크림은 배송하기 까다로운 품목으로 여겨져 오프라인 유통 채널 매출 비중이 100%에 가까웠다. 하지만 유로모니터는 올해는 아이스크림 온라인 판매 비중이 전체의 4.5%(원통형 아이스크림은 5.8%)를 차지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빙과 시장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한국 빙과 시장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동안 한국 빙과 산업은 저출산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커피숍이 대폭 늘어나면서 구조적 어려움에 처해왔다. 2015년께 빙과 시장 규모 2조원 선이 무너진 이래 2018년 1조7243억원, 2019년 1조6316억원을 기록하면서 역성장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빙그레가 해태아이스크림을 14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재편도 한창이다. 기존 빙과 4사(롯데제과ㆍ빙그레ㆍ롯데푸드ㆍ해태아이스크림) 체제에서 2위인 빙그레는 국내 시장이 쪼그라들자 해태를 인수해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역성장을 거듭하던 일반 아이스크림도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선방했다. 사진 롯데제과

역성장을 거듭하던 일반 아이스크림도 코로나19가 이어지면서 선방했다. 사진 롯데제과

문경선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날 코리아 총괄연구원(식품ㆍ영양 부문)은 “계속 감소하던 아이스크림 시장은 올해 여름, 해외 관광을 선호하던 한국 소비자들이 대거 국내에 머물면서 반짝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또 “국내 빙과 업계는 시장 성장세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도록 이색 신제품을 확대하면서 아이스크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간식 종류별 한국 시장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간식 종류별 한국 시장 규모.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내서 유달리 잘 팔리는 민트류   

코로나19에 따른 격리는 간식 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달달한 비스킷류(3.4%), 사탕ㆍ젤리(1.0%), 짭짤한 과자류(0.9%), 초콜릿(0.2%) 등이 전년보다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간식 시장 트렌드와 대부분 일치하지만,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된 한국에서만 ‘매너 간식’인 민트(3.0%) 소비가 증가하는 특징을 보였다. 하지만 동남아 관광객이 한국 방문 기념으로 많이 사는 아몬드 스낵 매출은 관광객 감소에 따라 대폭 줄어들(-9.7%) 전망이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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