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홍수 피해 한달째…산모는 비상용 타이어에서 아이 낳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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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7일 중국 광시장족자치구의 구이린을 덮친 폭우로 인해 자동차들이 장난감처럼 홍수에 떠밀려가고 있다. [중국 란신문망 캡처]

지난달 7일 중국 광시장족자치구의 구이린을 덮친 폭우로 인해 자동차들이 장난감처럼 홍수에 떠밀려가고 있다. [중국 란신문망 캡처]

중국에서 한 달째 폭우가 계속돼 홍수 피해가 잇따르는 가운데 한 임산부가 물에 띄운 비상용 타이어 위에서 아이를 낳아 화제다.

7일 중국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에서 창(常)씨라는 여성이 지난달 30일 홍수 속에서 극적으로 출산했다.

그는 자궁 상처와 태아막 조기 파열 등 고위험 증상이 있어 병원 이송이 시급했지만 홍수로 도로에 물이 최고 수심 3m까지 차올라 구급차가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병원 직원과 자원봉사자 등은 창씨를 큰 타이어에 태워 옮기기로 했다. 수영을 잘하는 6명이 폭 1.5m의 타이어 위에 들 것을 묶어 그를 눕힌 뒤 타이어를 끌고 갔다.

30분 정도 이동했을 때 창씨는 갑자기 분만 조짐을 보였다. 그는 옆에 있던 의사의 도움으로 아들을 순산했고 대기하던 구급차로 옮겨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산모의 건강 상태는 양호하다. 아기는 ‘물에서 태어났다’는 뜻의 수이성(水生)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한편 중국 곳곳에서는 한 달 넘게 내린 호우로 약 20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해 중국기상국이 지난 5일 중대기상재해(폭우) 응급대응 수준을 4급에서 3급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도 전날 홍수 대응 수준을 3급에서 2급으로 높였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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