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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4번 타자 알테어, 테임즈 그늘 벗어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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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애런 알테어

애런 알테어

프로야구 NC 다이노스는 올 시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1위다. 그런 NC의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29·독일·사진)까지 KBO리그 적응을 마쳤다. 상대 팀으로서는 쉬어갈 틈이 없는 막강한 타선이 완성됐다.

이호준 코치 특훈 뒤 타격 상위권

외야수 알테어는 시즌 초반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2할 중반대 타율로 하위타선에 주로 배치됐다. 나성범, 양의지, 강진성, 박민우 등 국내 3할 타자가 즐비해, 알테어의 부족함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던 알테어는 지난달부터 방망이를 힘차게 돌렸다. 어느새 타율 0.307이다. 14홈런(3위), 48타점(2위), 38득점(7위) 등 주요 타격 지표도 상위권이다. 이제 4번 타자로 올라섰다. 게다가 빠른 발로 도루가 10개(3위)다. 순발력이 좋아 외야 수비도 뛰어나다. 잘 치고 잘 달리는 호타준족이다.

알테어는 시즌 초반 부진했다. 좌절하지 않고 기본으로 돌아갔다. 체인지업과 스플리터 등 특정 구종에 대한 약점을 인정하고 이호준 타격코치와 특별 훈련을 했다. 이 코치는 “다리 사이에 방망이를 끼우고 상체를 회전하는, 초등학교 선수의 기초 훈련부터 가르쳤다. 알테어는 그런 훈련에도 최선을 다했고,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한국 문화 습득도 빠르다. 10호 홈런을 기념해, 알테어는 3일 선수단에 커피를 돌렸다. 커피 트럭을 아예 불렀다. 자신감도 넘친다. 그는 “이 코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아직 보여줄 게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NC 외국인 타자는 메이저리그 유턴에 성공한 에릭 테임즈(34·미국)와 비교되곤 한다. 2014~16년 국내에서 뛴 테임즈는 통산 타율 0.349, 124홈런, 382타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47홈런-40도루의 대기록으로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이후 NC에 온 재비어 스크럭스(33·미국), 크리스티안 베탄코트(29·파나마) 등은 테임즈의 그늘에 가렸고, 기대에 미치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났다. 이들과 달리 알테어의 상승세는 예사롭지 않다. 테임즈의 그늘에서 벗어난 외국인 타자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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