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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에듀]코로나 시대, 공부에 도움되는 초등학생 독서법은?

중앙일보

입력

〈공부머리 독서법〉 저자 최승필 독서 교육전문가

〈공부머리 독서법〉 저자 최승필 독서 교육전문가

코로나 사태는 초등학생의 독서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국의 도서관이 휴관을 반복해 책을 빌리기 어려워졌다. 학교에 다닐 때보다 독서시간이 줄어든 초등학생도 적지 않다. 늘어난 여가시간을 독서 대신 게임이나 스마트폰이 차지해서다.

코로나 시대 초등 학습 노하우 ① 독서교육 #26만부 베스트셀러 최승필 독서교육전문가 인터뷰

출간 2년 만에 26만 부, 144쇄를 찍은 베스트셀러 〈공부 머리 독서법〉 저자인 최승필 독서교육전문가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스마트폰과 게임, 독서 중 아이에게 선택하라는 건 독서를 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꼬집으며 “가정에서 독서방해물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 사태 전보다 독서시간 더 줄어

“대부분의 아이가 재미있는 독서를 해 본 경험이 잘 없어요. 자연히 스스로 책을 잘 읽지 않죠. 이럴 땐 매일 정해진 독서시간을 마련해 이끌어줘야 합니다.”
독서시간 확보를 위해 그가 생각하는 통제요소에는 스마트폰과 게임뿐 아니라 학습만화도 포함된다. 교육전문가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 학습만화의 효과에 그는 부정적이다. 학습만화가 많은 아이의 글 책 독서를 저해하는 사례를 봐 와서다.

“학습만화의 원래 자리는 ‘만화’입니다. 장난감이나 게임과 함께 오락 요소로 취급해주세요. 여가시간에는 학습만화를 봐도 좋습니다. 하지만 독서를 할 시간에 학습만화를 고른다면 ‘만화 말고 책을 가져오렴.’이라고 구분해 주세요.”

저학년은 책 구경, 고학년은 관심 분야로

매일 독서를 하도록 장소와 시간을 정해줬는데도 책이 어렵고 재미없다고 거부할 때는 쉬운 책으로 낮춰서 시도해본다. 최 작가는 “책이 재미없다는 아이들을 상담해보면 책을 읽을 능력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자기 연령대의 책이 어려워서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며 “4학년인데 4학년 책이 재미없다면 3학년 책과 2학년 책으로 낮춰보며 반응을 살펴보라”고 권했다.

학년별 독서 태도의 차이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1·2학년은 실제 책을 읽기보다 ‘책 구경’을 많이 하는 시기다. 한꺼번에 20여 권을 꺼내 훑어보면서 자기가 읽을 1권을 선택하기도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고르고 알아갈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3, 4학년은책 구경 단계를 지나 책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다. 맥락을 이해하는 힘이 생겨 책에 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진다. 5·6학년이면 세계명작소설과 같은 고전문학을 시도할 수 있다. 이때도 반드시 아이가 읽고 소화할 수 있는 수준의 책이어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선 앞부분을 30페이지 정도 읽혀보면 된다.

“아이가 읽고 내용을 얘기하게 해 보세요. 따로 정리할 시간을 주지 말고 바로 말을 시켰는데 책의 세세한 부분까지 맥락에 맞게 설명한다면 그 책을 읽어도 된다. 반면 말의 앞뒤가 안 맞거나 뭉뚱그려 말한다면 읽히지 마세요. 재미없어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 꼭 읽어야만 하는 책은 없습니다.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 돼요.”

공부 머리는 놀이 독서로 길러지는 것

책을 잘 읽는 자녀를 둔 부모도 고민이 있다. 제 나이에 맞는 책을 읽는 것인지, 읽기 능력 향상을 위해 추가로 해야 할 독후 활동은 없는지 등이 궁금하다. 최 작가는 “독서를 공부로 보기 때문에 하게 되는 고민”이라며 “그런 오해 때문에 3학년부터 실제 독서인구가 급격히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아이가 즐겁게 책을 읽는 모습을 보다 보면 부모가 욕심이 생겨요. 뭔가 어렵게 글도 좀 쓰면 좋겠고, 마인드맵도 그렸으면 싶죠. 과한 욕심이에요. 독서는 원래 놀이에요. 독후 활동 같은 건 간단히 이야기로 나눠도 돼요. 재미있는 책 읽으면 아이가 스스로 얘길 꺼내요. 책 읽고 글쓰기를 자꾸 권하면 그것 때문에 책을 싫어할 수 있어요.”

초등학생은 독서량과 언어능력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아이의 수준보다 어려운 책보다는 읽고 이해가 쉬운 책의 독서 효과가 더 좋다. 이해하며 읽어나가야 그 과정에서 언어능력이 향상된다. 지식도서와 같은 비문학 독서방법에도 이는 적용된다. 초등 고학년 학생에게 저학년 대상 전집을 권하는 것.

최 작가는 “초등 6학년이 자기 연령대의 역사전집을 읽으면 어려운 용어와 적지 않은 글 밥 때문에 너무 어려워서 소화를 잘 못 하지만, 저학년 대상의 역사전집 한 질을 쭉 읽고 나면 역사에 대한 큰 그림을 훨씬 수월하게 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포와 모험 같은 쉽고 재미있는 장르물도 강한 플롯과 서사로 아이가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글의 수준을 자연스럽게 올려주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은 객원기자는 중앙일보 교육섹션 '열려라 공부' 'NIE연구소' 등에서 교육 전문 기자로 11년간 일했다. 2017년에는 『지금 시작하는 엄마표 미래교육』이라는 책을 출간했으며 지금은 교육전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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