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달라졌다 "이태원 이후 GH그룹 유행"

중앙일보

입력 2020.07.06 14:41

업데이트 2020.07.06 16:54

용인 66번째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이태원의 '킹클럽'. 뉴스1

용인 66번째 환자가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이태원의 '킹클럽'. 뉴스1

최근 국내 유행 중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높다고 알려진 유전자형 G그룹이 절반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월 초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을 비롯해 대전 방문판매업체, 광주 광륵사 등을 포함한 집단감염 발생 사례에서 GH그룹에 속하는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6일 밝혔다.

방대본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에서 검출한 바이러스 526건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이날 공개했다.

정은경 방대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형 S그룹과 V그룹이 주로 유행했고, 현재는 대륙별로 대부분의 바이러스 그룹(S, V, L, G, GH, GR)이 발견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G, GR, GH 등 G그룹이 주로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도 지난 4월 초 이전에는 주로 S, V그룹이 확인되다가 4월 초 경북  예천과 5월 초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이 발생한 사례부터 GH그룹이 유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방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3일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방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뉴스1

최근 전 세계 코로나 유행은 G그룹  

세계보건기구(WHO)는 유전자 염기서열 차이로 인한 아미노산의  변화를 기준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S, V, L, G, GH, GR 등 총 6개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완전히 다른 바이러스가 아니라 형제들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 후베이성 우한 교민 등으로부터 유입된 바이러스는 S그룹, 2~3월 신천지 대구교회 중심으로 유행한 것은 V그룹이었다. G그룹(G, GH, GR)은 유럽에서 발원해 미국을 거쳐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유행하고 있는 유형이다.

방대본의 국내 코로나 바이러스 분석 결과, 526건 중 333건이 GH그룹으로 나타났다. 전체의 63.3%다. 정 본부장은 "최근 보고되고 있는 대부분의 집단발병은 모두 GH그룹에 속한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유래 바이러스 분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유래 바이러스 분류.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두 번째로 많은 게 V그룹(127건)이다. 신천지 대구교회, 청도 대남병원,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구로 만민중앙교회 등 발병 사례에서 추출한 바이러스가 모두 V그룹으로 확인됐다.

S그룹은 33건이었다. 중국 해외유입과 우한 교민, 구로 콜센터 등 초기 유행 사례들이다.

정 본부장은 "최근 GH그룹이 유행하는 것은 3~4월 유럽, 미국 등에서 굉장히 많이 입국했고 그 때 유입된 바이러스가 현재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우한의 S그룹, 대구·경북의 V그룹 바이러스 사례는 최근에는 발견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차단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로나 S→V→G로 약간 변신

방대본과 전문가들에 따르면 결과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는 초기 우한의 S그룹에서 V그룹, G그룹 등으로 변이가 이뤄졌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는 인체에 들어가 복제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변이가 생긴다"며 "숙주를 공격해 감염을 잘 일으키고 사람 간 전파가 용이한 바이러스가 살아남는다"고 말했다.
우한의 S그룹 바이러스가 국내 유입돼 대구·경북에서 유행하며 V그룹 바이러스로 변이됐고, 마찬가지로 S그룹이 유럽, 미국에 건너가 변이가 생기며 G그룹이 됐다는 얘기다.
WHO는 당초 S, V, G, 기타 그룹으로 분류했다가 이중 G그룹을 G, GH, GR로 세분화했다. GH는 주로 미국에, GR은 유럽에서 많이 발견된다고 한다.

정 본부장도 "최근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의 선원과 일부 해외 입국자에서는 GR그룹이 19건 나왔다"고 말했다.

문제는 G그룹의 전파력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또 바이러스가 계속 변이할 경우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도 악영향을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정 본부장은 브리핑에서 "최근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GH그룹의 바이러스가 주로 유행 중인데 세포에서 증식이 보다 잘 되고 또 인체세포 감염 부위와 결합을 잘 해 전파력이 높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파력 높지만 치명도는 비슷

지난 2일 미국 듀크대와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등은 변이가 일어난 G그룹 바이러스를 세포에 배양한 결과, 증식량이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2.6배~9.3배 많았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셀(Cell)에 발표했다.

하지만 방대본 관계자는 "해당 논문에는 G그룹 바이러스의 증식량이 많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증도나 치명률이 같이 높아지진 않은 것으로 나와 있다"고 말했다.

김우주 교수도 "바이러스가 변이하는 건 자연스러운 것이고, 통상 전파가 높을수록 치명률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6개월 뒤에는 또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가 나올지 모른다"며 "중요한 건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 위험도를 계속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스파이크 단백질의 머리부분에서 변이가 생기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원점에서 다시 해야하지만, 현재 G그룹의 경우 스파이크 단백질의 중간 부분 변이로 알려져 있다"며 "현재 백신 개발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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