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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 없어서 못산다, 30% 폭탄할인에 사라진 노노재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닛산 엠블럼. 지난달 닛산이 한국 시장 철수를 앞두고 가격을 대폭 내리자 판매 대수가 5월보다 3배가량 뛰었다. AP=연합

닛산 엠블럼. 지난달 닛산이 한국 시장 철수를 앞두고 가격을 대폭 내리자 판매 대수가 5월보다 3배가량 뛰었다. AP=연합

지난달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가 5월보다 17.5% 늘었다. 특히 일본 차 닛산은 3배로 늘었으며, 도요타·렉서스는 40%가까이 증가했다. 지난달 마지막으로 적용된 개별소비세 1.5% 혜택과 닛산·렉서스·도요타의 가격 할인 프로모션에 힘입어 판매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 시장 철수를 발표한 닛산은 지난달 30%가량 할인 판매하자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가격 할인 공세가 '노노재팬(일본 제품 보이콧)' 효과를 상쇄시킨 셈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지난달 신규 등록된 수입 승용차는 2만7350대로 지난 5월보다 17.6% 증가했다고 3일 밝혔다. 지난해 6월보단 41.1%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상반기 수입차는 12만8236대가 신규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10만9314대)보다 17.3% 증가했다.

수입차의 지속적인 판매 증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을 지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중교통이나 차량 공유보단 자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자리 잡았으며,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개별소비세 인하로 뒷받침했다. 또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서 유일하게 자동차 수요·공급이 원활하게 돌아간 한국 시장을 특별관리한 것도 요인 중 하나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부 교수는 "유럽·미국 양대 소비시장은 코로나 대유행으로 수요가 급감했지만, 한국은 안정적으로 유지가 됐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BMW 등이 펼친 공격적인 마케팅이 맞아떨어진 결과"라며 "수입차 딜러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당분간 차가 없어서 못 살 것'이라는 마케팅을 편 것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6월 브랜드별 등록 대수는 메르세데스-벤츠 7672대, BMW 4069대, 아우디 3401대로 독일 3사가 여전히 1~3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간 격차는 더 벌어졌다. 이후 지프(1384대)·폭스바겐(1308대)·미니(1301대)·쉐보레(1292대)·볼보(1110대)가 뒤를 이었다. 일본 차 렉서스는 1014대, 닛산은 824대, 도요타는 665대로 10위권 안팎을 유지했다.

테슬라 모델3. 사진 테슬라

테슬라 모델3. 사진 테슬라

모델3 폭발적 인기 테슬라 수입차 4위
KAIDA는 비회원사인 테슬라의 신차 등록 데이터를 빼고 집계하기 때문에 테슬라 실적은 잡히지 않았다. 하지만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신차 등록된 테슬라 차량은 2827대로 지난 3월 2499대를 앞질러 올해 최대를 기록했다. 양측 통계를 합치면 테슬라는 4위가 된다. 이로써 테슬라는 올해(1~6월) 누적 7079대를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테슬라는 올해 1만대를 훌쩍 넘기게 된다. 업계는 올해 테슬라의 국내 판매 대수를 1만대 안팎으로 전망했다.

테슬라 판매는 6000만원대(정부 보조금 전) 보급형 전기차 모델3가 견인했다. 지난달 2812대가 등록돼 전체의 99%를 차지했다. 모델3는 지난달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모델' 1위에도 올랐다. 아우디 A6 40 TDI(1600대)·메르세데스-벤츠 E300 4MATIC(1185대)가 뒤를 이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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