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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경제상 폴 크루그먼 "트럼프 망상이 美 경제 자멸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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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명예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망상으로 재앙을 초래했다", "미 경제를 자멸로 이끌었다"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크루그먼은 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에 ‘트럼프의 바이러스 확산, 경제 침체’라는 칼럼을 기고했다. 이 글에서 크루그먼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를 언급하며 트럼프 정부의 '현실 인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날 월드오미터 집계에 따르면 미국의 신규 확진자는 5만519명, 이날까지 누적 확진자는 283만472명을 기록해 세계에서 가장 많다.

크루그먼은 "트럼프 정부의 관리들과 아첨꾼들의 말이 맞는다면 지금쯤 미국은 코로나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어야 하지만 상황은 날로 악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16일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코로나 2차 대유행은 없다. 언론이 상황을 과장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 덕분에 코로나 싸움에서 승리하고 있다"고 밝힌 것을 겨냥한 것이다.

그는 "인구 700만 명의 애리조나주 확진자 수는 인구 4억4600만 명인 유럽연합(EU)에 버금간다"며 "망상적 사고로 정책적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펜스 부통령이 기고문을 게재한 당일에는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2만여명으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드는 듯했지만, 지난달 25일부터 하루 4만여명으로 늘더니 최근에는 5만여명을 넘었다.

크루그먼은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출신 주지사들이 경제 재개를 결정한 데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경제학자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느슨하게 하고 경제를 재개방하는 것이 짧은 기간의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겠지만, 결국에는 경제 자멸로 이끌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들이 옳았다"고 지적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명예교수. [중앙포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명예교수. [중앙포토]

그는 "경제 재개에도 불구하고 경제회복 속도는 정체 또는 후퇴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일자리 상황이 심각하다고 봤다. 그는 "2월부터 150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두 자릿수인 실업률은 아마도 오랫동안 별로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크루그먼은 현재 상황을 "돌이키기 어려운 상태"라고 판단했다. 그는 "우리는 리셋 버튼을 누를 수도 없다. 정말 무서운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것도 반성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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