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와 인간의 본성 '게놈-23장에 담긴...' 출간

중앙일보

입력

'게놈' 연구의 성과를 토대로 생명, 역사, 운명, 본능 등 다양한 인간의 속성이 인간 유전자와 어떤 관련을 맺는가를 다룬 책이 출간됐다. 「게놈-23장에 담긴 인간의 자서전」(김영사).

'이코노미스트' 등에서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던 매트 리들리가 쓰고 하영미.전성수.이동희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이 책의 관심은 인간 지놈 프로젝트(HGP)의 기술적 측면보다는 지금까지 지놈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에 근거해 인간의 지능이나 운명, 기억, 이기주의 등을 어떤 시각에서 해석할 수 있는가에 있다.

전체 23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성 염색체(XY 염색체)를 포함한 23쌍의 인간 염색체를 매 장에서 다룬다.

하나의 염색체 속에는 수많은 유전자 정보가 들어 있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 유전자 정보들중 인간의 본성과 관련된 대표적인 것들을 뽑아 이를 집중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을 택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생명, 역사, 운명에서 환경과 성, 죽음, 치료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예컨대 기억을 관장하는 16번째 유전자를 다룬 장에서는 다양한 동물실험을 통해 밝혀진 기억에 관여하는 물질들과 그리고 기억의 과정 등을 설명한다.

또 지능과 연관된 6번째 유전자에 대한 장에서는 지능이 유전적인 것인지, 혹은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것인지에 대한 학자들의 많은 연구결과를 소개하며 성과 관련된 15번째 유전자를 소개하는 장에서는 남자와 여자는 사회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주장을 반박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맨 마지막 장인 자유의지. 자유의지를 관장하는 가상의 염색체가 발견됐다는 픽션으로 시작한 이 장에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자유는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당신 자신의 결정론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 차이는 결정론에 있는 것이 아니라 누가 (결정권을) 소유하는가에 달려 있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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