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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안 한다…강정호 복귀 철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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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강정호

강정호

강정호(33·사진)가 프로야구 복귀를 포기했다. 그는 29일 소셜미디어에 “긴 고민 끝에 키움 히어로즈에 연락드려서 복귀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말씀드렸다. 팬 여러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그분들 앞에 다시 서기에는 매우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모두 저의 큰 욕심이었다”고 썼다.

이로써 한 달 넘게 이어진 강정호의 KBO리그 복귀 공방이 끝났다. 세 차례 음주운전 적발로 물의를 일으켰던 그는 여론의 반대를 끝내 이기지 못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소속이었던 2016년 12월 서울에서 음주운전(혈중알코올농도 0.084%) 뺑소니 사고를 저질렀다. 이 사건을 계기로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사실이 드러났다. 법원은 강정호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강정호는 취업비자를 받지 못해 1년 넘게 야구를 쉬었다. 우여곡절 끝에 2018년 말 피츠버그에 복귀했지만, 옛 기량을 보이지 못한 채 지난해 방출됐다.

강정호는 지난달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임의탈퇴 복귀 신청서를 제출했다. KBO 상벌위원회는 ‘1년 유기실격 및 봉사활동 30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지난달 5일 귀국한 강정호는 기자회견을 열어 팬들에게 사과하면서 "야구를 다시 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첫해 연봉을 기부하고, 음주운전 피해자와 유소년 야구 선수들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야구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히어로즈 구단 내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작지 않았다. 결국 구단 고위층이 최종 결론을 내리기 전에 강정호 스스로 포기했다. 강정호는 SNS를 통해 "복귀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피해를 입은 관계자분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강정호는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 결정하지 못했다. 어떤 길을 걷게 되던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챙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봉사 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 다시 한번 죄송하고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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