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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찾아 서울로, 수도권 인구 사상 첫 과반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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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사람들이 다시 서울 부근으로 모여들고 있다. 올해 수도권 인구는 비수도권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할 전망이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 마무리 영향 #수도권행 목적은 직업>교육>주택 #“젊은층이 지방서 살 여건 조성을”

연도별 수도권 인구 순이동 규모. 그래픽=신재민 기자

연도별 수도권 인구 순이동 규모. 그래픽=신재민 기자

통계청이 29일 내놓은 ‘최근 20년간 수도권 인구 이동과 향후 인구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순 유입 인구는 8만3000명이다. 수도권으로 들어온 전입 인구(47만6000명)가 지방으로 빠져나간 전출(39만3000명)보다 이만큼 많다는 뜻이다. 수도권에선 지난 2011년(-8000명) 처음으로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를 넘어섰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2017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수도권 인구가 늘었다. 수도권 안에선 서울의 순 유입 인구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4만6000명을 기록했다. 경기는 3만5000명, 인천은 2000명이다.

2019년 수도권 전입 사유별 순이동 규모. 그래픽=신재민 기자

2019년 수도권 전입 사유별 순이동 규모. 그래픽=신재민 기자

수도권으로 다시 인구가 몰리는 건 일자리 때문이다. 지난해 수도권 순 유입 인구 중 6만4000명은 직업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육(2만1000명), 주택(1만2000명)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순 유출 이유는 자연환경(-1만1000명), 가족(-8000명) 때문이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정부 청사 및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2017년까지 거의 마무리되면서 서울에서 지방으로 거주지를 옮긴 공공기관 및 연관 직종 종사자 수가 줄어든 게 수도권 순 유입을 다시 증가시키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은 지난해 발표한 2017년 기준 장래인구특별추계 기준으로 올해 수도권 인구가 2596만명을 기록해 비수도권 인구(2582만명)를 처음으로 추월하겠다고 전망했다. 전체적으로 인구는 감소 추세지만 정점을 찍는 시기가 수도권이 지방에 비해 늦어서다.

전문가들은 젊은 층이 지방에서 살 이유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 수도권 집중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제2의 도시인 부산마저도 수도권 순 유출 인구가 많을 정도로 지방이 젊은 층 인구를 내몰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도권으로 인구가 집중될수록 청년층의 주거 비용 증가, 취업 경쟁 심화 등으로 출산율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부 교수는 “지방이 질 좋은 일자리와 함께 문화·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만들지 못한다면 인구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점점 심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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