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을 봉쇄한 이후에도 중국 민간자본이 북한에 계속 흘러 들어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8일 아사히신문은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복수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1월) 국경봉쇄 이후로도 투자 형태로 북한에 외화가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환보유고 급감한 北에 숨퉁 틔워줘 #'프로젝트 파이낸싱' 형태로 빌딩 투자 #"中 배당 받고, 北은 사업할 외화 획득" #5월 들어 북·중 무역량도 회복 분위기 #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이후 북한의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중국 민간자본 투자가 그나마 숨통을 틔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 기업이나 개인은 주로 북한 건설시장에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다. 평양을 비롯한 주요 대도시의 상업 빌딩 건설 등에 투자해 영업 개시 후 나오는 이익을 정기적으로 배당받는 형태다.
수익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어류 양식시설에도 중국 자본이 들어가고 있다. 이미 중국 투자자들이 10여 곳의 양식시설 공사에 손을 댔는데, 1건당 수천만 달러(수백억 원)가 투자되고 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제재로 금융망을 통한 외화 송금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금은 국경 지역에서 직접 전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작은 배를 타고 북한 측과 접선해 현금다발을 뭉텅이로 건넨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전한 한 관계자는 신문에 "중국 측은 배당을 받을 수 있고, 북한 측도 사업 진행을 위한 외화를 얻어낼 수 있다"며 "앞으로 이런 형태의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국경봉쇄 이전 30억 달러(약 3조6120억원) 정도였던 북한의 외환보유고가 현재 10억 달러(약 1조2040억원) 수준까지 급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도 북한 환율이 1월 초부터 '1달러=8400원' 전후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는 것은 외화 거래 감소와 더불어 중국 자본이 유입된 영향일 것이라고 아사히는 짚었다.
한편 북·중 무역량도 회복세로 돌아선 분위기다. 세관 업무를 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북·중 무역총액은 약 6332만 달러(약 762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77% 감소한 것이지만, 지난해보다 90% 급감했던 3~4월 기와 비교하면 소폭 상승한 수치다.
중국의 5월 대북 수출 품목 중에선 대두유·밀가루·설탕 등 식료품이 눈에 띄게 늘었다. 북한의 내부 식량 사정 악화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중국이 북한에서 수입하는 품목 가운데 제재 대상이 아닌 '시계 동력부(무브먼트)'는 이전 수준까지 수입 물량이 회복했다. 관련 중국 기업들이 코로나19로 멈췄던 공장을 재가동한 결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