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보험 판매'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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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증권사들이 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시장에 뛰어든지 1개월이 지났지만 판매 실적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증권사들은 총 1천5백56계약, 4억여원의 보험 상품을 판매했다. 같은 기간 은행(11만7천여 계약, 4천5백16억여원)의 판매 실적에 비하면 금액 기준으로 1천분의 1 수준이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고전하는 것은 은행에 비해 지점수나 내방객 수에서 열세이기 때문이다.

H증권의 경우 1백30개 지점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2계약(1백30만원)을 체결했다.

방카슈랑스 영업이 활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L증권도 50계약(8천만원)을 판매하는 데 그쳤다.

D증권 관계자는 "고객 대부분이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으로 거래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상품을 소개할 기회가 없다"며 "지점에 앉아 손님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현재의 법 테두리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증권사 업무가 고객에게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종합자산관리 형태로 전환하면 방카슈랑스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한투자신탁증권 김상철 차장은 "2005년부터 종신보험과 장기보장보험 등 취급 상품이 확대되면 주식과 연계된 새로운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형 보험상품이 관심을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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