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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농담 아니다. 코로나 검사 늦춰야"...파우치 "진단 확대해야" 반박

중앙일보

입력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23일 화요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이 23일 화요일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최고 감염병 전문가가 다시 충돌했다. 코로나19가 미 대선의 최대 변수로 부상하면서다.

트럼프 대선 영향 우려에 최고 전문가는 '2차 확산'경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석달만에 재개한 유세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검사를 많이 하니 확진자 수도 많다는 것이다. 이에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며 곧바로 반박하고 나섰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늦춰달라고 한 건 농담이 아니었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유세 발언을 다시 확인한 것이다. 그는 "우리는 2500만건 이상 검사를 했다는데 다른 나라는 200만, 300만 건 했다. 검사는 '양날의 검'이라는 게 내가 말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는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에서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는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 유세에서 "코로나19 검사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AP=연합뉴스]

당시 발언 파장에 트럼프 선거캠프는 물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과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 등 참모들이 줄줄이 나서 트럼프의 발언이 농담이었다고 겨우 진화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직접 나서 농담이 아니라고 밝힌 것이다.

특히 이날 파우치 박사가 미 하원 에너지ㆍ통상위원회가 주최한 청문회에 출석해 "앞으로 2주가 미 코로나19 2차 확산의 분기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히고 나서 논란은 더 커졌다.

파우치는 경제 재개를 서두르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정상으로 복귀하려는 열망은 이해하지만, 반드시 단계적으로 서서히 하지 않으면 그동안의 조심이 모두 물거품이 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애리조나, 텍사스, 네바다주는 하루 새 증가한 확진자 수가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에 일부 주지사들은 해제했던 규제를 다시 되돌리거나 경제 재개의 계획을 연기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유세를 나간 애리조나주는 이날 하루 새 확진자가 3600명이 늘어나는 신기록을 세웠다. 애리조나주는 지난 5월 더그 듀시 주지사가 자택 격리를 해제한 이후 코로나19 감염의 핫스팟이 됐다.

텍사스주 상황도 심각하다. 이날 최초로 하루 발생 확진자가 5000명을 넘었다. 휴스턴에서는 병원 병상이 모자라 현지 최대의 소아과 병원이 성인 환자를 받기 시작했다. 네바다주도 지난 8일 동안 네 차례나 하루 확진자 수 신기록을 경신했다. 루이지애나 , 유타,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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